민주 “임시회 소집” 국힘 “입법 독재”… ‘원 구성’ 정면 충돌
원 구성을 놓고 줄다리기를 벌이는 여야가 28일 민생 행보를 이어갔다. 더불어민주당은 경기도 안산시 유일금속에서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 현장 간담회’, 국민의힘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물가 및 민생안정 특별위원회 4차 회의를 열었다. 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이 28일 소속 의원 전원(170명) 명의로 7월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하며 국회의장 단독 선출을 시사했다. 국민의힘은 즉각 “입법 독주 재시작 신호탄”이라고 반발하며 소속 의원들에게 7월 1일 국회 주변 비상대기를 요청했다. 21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 협상이 점점 더 꼬여 가는 모습이다. 당분간 국회 공전이 계속될 전망이다.
민주, 의원 170명 전원 명의
7월 임시국회 소집요구서 제출
의장 선출·입법 처리 강행 ‘의지’
국힘, 의원들에 비상대기 공지
“협치 짓밟는 민주당 독재” 비난
민주당은 사개특위 참여 등을 조건으로 법제사법위원장을 여당에 양보했지만 국민의힘이 거부한 만큼 단독으로 국회의장을 선출하고 밀린 민생 입법을 처리하겠다는 태세다. 여당의 비협조로 상임위가 꾸려지지 않더라도 의장단이 특위를 구성해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등의 인사청문회를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인사 논란 등 윤석열 정부의 실정을 부각해 정국 주도권을 쥐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경기도 안산의 금속업체를 찾은 자리에서 “사법개혁 특위 명단을 내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 이렇게 꽉 막힌 여당 대표단은 처음 본다”며 “야당이 법사위원장을 넘겨주겠다는데 그에 상응하는 기본적 조치를 하는 게 뭐 그리 어려우냐”고 압박했다.
다만 민주당은 거대 야당의 입법 독주라는 역풍을 고려한 듯 막판까지 여당과의 협상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메시지도 보냈다. 민주당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7월 1일에 반드시 본회의를 열겠다는 것은 아니다. 그전까지 협상을 위해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다시 독단적인 입법 독주에 나서려 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들에게 보낸 알림 문자에서 “민주당이 7월 임시국회 소집요구서(7월 1일 오후 2시)를 제출했다. 이는 협치 정신을 짓밟고 입법 독재 재시작을 선언한 처사”라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민주당의 입법 독재를 막기 위해 의원들은 긴급 의원총회 등 비상 상황에 대비해 7월 1일부터 국회 경내에서 비상대기해 달라”며 “세부 일정은 추후 별도 공지하겠다”고 말했다.
여야는 이날 권 원내대표가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필리핀 신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하는 것을 놓고도 설전을 벌였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저녁 출국해 7월 1일 새벽 귀국할 예정이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비상시국에 대통령은 나토행에 올랐고 여당 원내대표도 필리핀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며 “협상 상대를 무시한 것도 모자라 아예 대화 자체를 포기한 무책임한 협상 농단”이라고 말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도 “깜짝 놀랐다. 원 구성에 대해 여당이 앞장서야 하는데 그렇다면 야당은 누구와 개원 협상을 하겠느냐”며 “국회를 (여야가)싸우는 상태로 놔두자는 생각도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당사자인 권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 “제가 특사로 가기로 결정된 건 3주 전 일이고 이미 일주일 전에 공개됐다”며 “야당 원내대표의 부재를 틈타 국회를 독단적, 일방적으로 운영하는 건 기본적인 정치 도의가 아니다”고 밝혔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