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과 친윤 사이 박성민의 ‘줄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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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표 비서실장을 맡고 있는 박성민(사진·울산 중) 의원이 요즘 딜레마에 빠졌다. 국민의힘 내부 권력투쟁 과정에서 특정 그룹을 편들고 나서기 쉽지 않아서다. 그렇다고 아무 일 없다는 듯 손놓고 있기엔 상황이 예사롭지 않게 전개되고 있다. 그야말로 좌불안석이다.

박 의원은 비록 초선이지만 국민의힘 내부에선 ‘최고 실세’로 통한다. 친윤(친윤석열)계의 핵심이면서 이준석 대표의 비서실장을 맡고 있다.

박 의원은 지난 대선 때 중앙선대위 조직1본부장이란 중책을 맡았다. 검사 시절부터 박 의원과 친했던 윤 대통령이 박 의원에게 조직관리의 총책으로 맡겼다. 박 의원이 이 대표 비서실장을 맡은 것도 윤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안정적 국정운영을 위해선 정부와 집권당이 서로 호흡이 맞아야 하고, 박 의원이 그런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새 정부가 출범하자 마자 당내 친윤계와 이 대표가 사사건건 충돌하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정치 전문가들이 “이 대표가 중도 낙마하면 윤 대통령이 심대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충고해도 친윤계는 계속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일부 친윤계는 “당신이 역할을 해 달라”고 박 의원을 몰아세운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박 의원은 28일 “내가 할 일이 없다”며 “당분간 지켜보는 수밖에…”라고 말한다. 실제로 박 의원은 친윤계 핵심이긴 하지만 초선에 불과하고, 이 대표는 고집이 강하기로 유명하다. 박 의원의 역할이 제한돼 있다는 의미다.

물론 박 의원이 다양한 채널을 동원해 중재작업을 진행 중이지만 양측의 입장이 워낙 완강해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당내 일각에선 “일은 중진들이 만들어 놓고 초선에게 너무 많은 부담을 준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한다. 권기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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