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바람 ‘배풍’에 낮은 비구름까지… 김해공항 이틀째 193편 이상 결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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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으로 시작된 장마 영향으로 27~28일 이틀간 김해공항에서 항공기 무더기 결항 사태가 빚어졌다.

28일 한국공항공사 부산지역본부에 따르면 27일 오전 10시부터 28일 오후 3시 현재까지 김해공항에서 이착륙 예정이던 항공기 193편이 결항했다. 이는 전체 운항 항공기 313편의 62% 수준이다. 결항 항공편은 국내선 191편, 국제선 2편이다.

국내선 191건·국제선 2건 달해
운항 포기하고 대구공항으로 회항
부울경, 강풍주의보 피해 잇따라
다음 주 주말까지 흐리고 비 계속

김해공항은 장마 영향으로 항공기 이·착륙이 어려워지자 항공사들이 운항을 중단하거나 대구공항 등 다른 공항으로 회항 조치하고 있다고 이날 밝혔다. 장마이지만 실제 강수량이 많지 않았던 만큼 강수보다는 바람이 결항의 주된 이유였다. 항공기 뒤에서 불어오는 바람인 ‘배풍’이 강하게 불어 속도 조절을 어렵게 하고 비구름이 낮게 깔려 착륙 시 사고 위험이 있다는 게 항공사들이 운항을 포기하는 이유라고 김해공항 측은 설명했다.

대규모 결항 사태로 인해 승객들의 불만도 쏟아졌다. 제주도로 휴가를 가려던 김 모(46) 씨는 27일부터 이틀 동안 제주행 비행기를 타지 못해 가족과 함께 발을 굴러야 했다. 김 씨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공항 주변에 계속 머물렀다"면서 "이틀째 기약도 없이 막연히 운항 재개를 기다려야 해 답답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김해공항 측은 이날 오후 7시까지도 기상상황이 나아지지 않아 항공기 결항 사태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김해공항 관계자는 "장마 기간이 겹친 상황에서 바람이 잦아들거나 구름이 걷혀야 항공기 운항이 재개될 수 있는데 기상이 계속 좋지 않아 안타깝다"면서 "장마철 항공기 탑승 예정 승객들은 공항 운영 상황을 잘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4일부터 시작된 이번 장마는 중부 지방을 중심으로 강우가 집중돼 부울경 지역은 강수량 자체가 많지 않은 편이다. 닷새째 비가 내리다 멈추기를 반복하고 있으며, 간혹 소나기가 쏟아지는 형태이다. 대신 해안가를 중심으로 매우 강한 바람을 동반하는 게 이번 장마의 특징이다.

이 때문에 항공기 결항 외에도 크고 작은 강풍 피해가 잇달았다.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28일 오전 11시 15분 부산진구 범천동 한 도로에서 가로수가 바람에 부러져 정차 중인 차를 덮쳤으며, 앞서 오전 7시 53분 부산진구 개금동 주택가에서도 강풍에 나무가 쓰러졌다. 이날 오후 3시까지 소방 추산 6건의 강풍 피해가 발생했지만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부산기상청에 따르면 28일 부울경 지역에 내려진 강풍주의보는 29일 오후 3시 이후 해제될 예정이다. 또 오는 30일까지 부울경 지역에는 부분적으로 비가 내렸다 멈추기를 반복하며, 총 강수량은 10~60㎜로 예측된다. 부산기상청은 다음 주 주말까지 대체로 흐리고 간혹 비가 내리는 날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김백상·탁경륜 기자 tak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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