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민주당 10년 전으로 돌아갔다”… 외침 큰데 메아리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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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부울경 현역의원 공동 주최로 28일 경남도의회 대회의실에서 ‘민주당의 영남정치 복원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민주당 제공

“현재 영남에서 민주당의 상황은 10년 전으로 되돌아갔다.”

더불어민주당 부산·울산·경남(PK) 정치권의 좌장 격인 김두관 의원이 28일 토론회에서 내린 진단이다.

22대 총선을 1년 9개월 정도 앞두고 민주당 PK 정치권에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중앙당은 차기 당권을 겨냥한 권력투쟁에만 매달려 있고, 지역 정치권은 진보 정당의 장점인 결속력은 온데간데없이 사분오열 상태다. 이들 앞에 ‘다소 불안한 미래’가 놓여 있는 셈이다.

현역의원 전원 명의 토론회
부산 3명은 불참… 별무성과

이날 경남도의회에서 열린 토론회는 민주당 PK 정치권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 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은 이날 부울경 현역 의원(7명) 전원의 공동 주최로 ‘민주당 영남정치 복원 어떻게 할 것인가’란 토론회를 개최했지만 민홍철 김두관 이상헌 의원 3명만 참석했다. 부산의 박재호 최인호 전재수 의원은 참석하지 않았다. 김두관 의원이 “민주당이 자강할 수 있는 토대를 다시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그다지 성과는 없었다.

민주당 PK 현역들은 대선과 지선 과정에서 극도의 무기력과 무능력을 입증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특히 민주당 지선 후보들은 현역 의원들에게 “부산시장과 경남지사 선거에 출마해 달라”고 집요하게 요구했지만 아무도 호응하지 않았다. 결국 원외인 변성완(32%) 부산시장 후보와 양문석(29%) 경남지사 후보는 극히 저조한 득표율로 낙선했고, 기초단체장들은 참패를 면치 못했다. 민주당 모 기초단체장 후보는 “현역 의원이 출마했더라면 우리 당이 이렇게 비참하게 당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잇단 선거 패배 뒤에도 민주당 PK 현역들은 여전히 존재감이 없다. 민주당이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8월 개최하지만 PK 현역들은 별로 움직임이 없다. 지역 정치권에선 “최소한 최고위원이라도 1명 PK에서 나와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현역들은 묵묵부답이다.

이에 차기 총선에서 민주당 PK 현역들에 대한 교체 요구가 비등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일각에선 민주당의 요지인 서울 중성동구갑 지역위원장을 포기하고 험지인 서초을을 자원한 홍익표 의원을 예로 들며 “민주당 PK 의원들도 자진해서 험지로 가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그러나 민주당 PK 현역 중에서 국민의힘 강세 지역에 출마할 의원은 거의 없다.

따라서 차기 총선에서 적잖은 민주당 PK 현역들이 인위적인 교체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현역들이 자진해서 자리를 내놓든지 교체돼야 PK 총선에서 한번 싸워 볼 만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기택 기자 kt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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