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성로 위험도로 개선 ‘부실공사’… 장마철 토사 유출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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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전 찾은 부산 북구 화명동 산성로 위험도로 구조개선사업 현장. 환경단체는 공사가 부실하게 진행돼 상수도관이나 철제 기둥이 노출돼있다며 보수 작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부산 북구청이 금정산을 오가는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추진하는 산성로 개선 공사를 두고 지역 환경단체가 부실공사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단체는 새로 설치된 나무덱 아래 토사를 다지는 작업이 제대로 되지 않아 장마철 토사 유출 위험이 있다고 주장한다.

28일 북구청에 따르면 북구는 지난해 7월부터 ‘산성로 위험도로 구조개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비 등 약 63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2023년 말까지 북구 화명2동 대천리초등학교에서 금정산성 입구까지 이어지는 산성로 2.4km 구간을 개선하는 사업이다. 그동안 도로 폭이 좁고 인도가 설치되지 않아 사고 위험이 있었던 도로 폭을 넓혀 안전사고를 예방하려는 취지다.

화명수목원 진입로 450m 구간
보행덱 받친 토사 제대로 안 다져
철제 기둥·상수도관 등 노출
범시민금정산보존회, 보수 촉구
북구청, 시공사 측과 논의 나서

북구청은 전체 사업 구간 가운데 약 10억 원을 들여 화명수목원 진입로 450m 구간을 먼저 진행해 올 1월 나무덱 설치 등 공사를 마쳤다. 최근 화명수목원 방문객이 늘어나 도로 개선이 필요하다는 민원에 따른 것이었다. 나머지 구간은 올해 하반기 착공할 예정이다.

범시민금정산보존회는 산성로 보행덱을 받친 토사가 제대로 다져지지 않아 철제 기둥이 드러나고 상수도관이 노출되기도 했다며 마무리 공사가 부실하게 이뤄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장마철 토사 유출 우려가 있으니 북구청이 공사 업체에 보수를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8일 오전 찾은 현장에서도 나무덱 아래 토사가 빗물에 쓸려 기둥이 드러나있거나 지반에 동공이 발생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더해 범시민금정산보존회는 화명수목원 진입로 구간의 공사업체가 공사 기간 동안 대천천 인근 공터에 자재를 갖다 놓아 잔디나 야자매트 등이 훼손됐다면서 업체가 훼손 지점을 원상복구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범시민금정산보존회 유진철 부회장은 “업체 측이 땅을 무상으로 사용하고 자연을 훼손했는데 북구청은 아무런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면서 “하반기부터 나머지 구간 공사가 예정된 만큼 공사 전에 지반 안정화 작업 등 우려되는 문제에 대한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북구청은 환경단체가 제기한 부실공사 지적에 대해 부실공사와 전혀 관계가 없고 조경 공법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행덱 아래 한꺼번에 흙을 쌓기보다 단계적으로 흙을 쌓으면서 안정화 과정을 거친 다음 주변에 나무를 심는 것이 토사 유출을 막기 위한 공법이라는 설명이다.

북구청 관계자는 “환경단체가 지적한 사항에 대해서는 공사업체 측과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계속 추이를 살펴보고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업체에 요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글·사진=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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