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말 광] 965. 아는 한자만 쓰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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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원 교열부장

‘그의 맏형님 집 이름은 ‘나를 지키는 집’이라는 뜻의 ‘수오재(守吳齋)’입니다. 정약용은…특유의 명징한 문체로 쓴 「수오재기(守吳齋記)」라는 글을 남겼습니다.’

어느 책에서 본 구절이다. 한데, ‘守吳齋’가 틀렸다. ‘守吾齋’라야 했던 것. ‘守吳齋記’(수오재기) 역시 ‘守吾齋記’라야 했다. 착각을 두 번 했거나, 아니면 吳(오나라 오)와 吾(나 오)가 같은 글자라 생각했기에 나온 실수일 터. 한자는, 아는 것만 정확하게 쓰든지, 아니면 아예 쓰지 않는 게 실수를 줄이는 길이다.

‘…나무 아래서 모자를 고쳐 쓰려고 손을 뻗어 올리면 자두를 따는 것처럼 보인다(李下不正冠).’

하지만 신문에서도 한자 실수가 자주 보여 안타깝다. 李下不整冠(이하부정관)을 저렇게 써 놓으니 ‘관을 고쳐 쓰지 말라’는 원뜻은 사라지고 ‘관을 똑바로 쓰지 말라’는 희한한 뜻이 돼 버렸다. 아래는 신문들이 한자를 틀려서 바로잡은 예. 가만히 보다가 보면 한자 사용에 대한 생각이 자연스레 정리될 것이다

*…기사에서 ‘문자도(文子圖)’ 표기는 문자도(文字圖)가 맞기에 바로잡습니다.

*…기사에서 화평굴기의 한자 표기가 틀렸습니다. 和平堀起를 和平굴起로 바로잡습니다.

*…내용 중 ‘입춘방(立春枋)’은 立春榜으로 바로잡습니다.

*…‘정진석 추기경은’ 기사 중 ‘복사(福事)’의 한자 표기는 ‘服事’가 맞기에 바로잡습니다.

*…사설 ‘여전히 성업 중인 선거판 거짓폭로 장사’에서 勝勝장구는 乘勝장구의 잘못이었기에 바로잡습니다. *…인터뷰 기사 가운데 임제(臨濟)선사의 말씀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入處皆眞)’ 가운데 입(入)자는 입(立)자를 잘못 쓴 것이기에 바로잡습니다.

*…기사 중 ‘不退戰(불퇴전)’은 ‘不退轉’의 잘못이었기에 바로잡습니다.

*…기사에서 ‘양자(楊子)강’의 한자 표기가 틀렸습니다. 揚子가 맞습니다.

*…시론 ‘10無 정부론’ 중 ‘무성숙(無成)’의 숙(孰)은 ‘熟’의 잘못입니다.

*…기사의 ‘헌법재판관 9명 가운데 확실한 우군(右軍)’이라는 내용 중 우군은 우군(友軍)의 잘못이기에 바로잡습니다.

*…기사 중 전관예우의 우자는 우(偶)가 아니라 우(遇)이므로 바로잡습니다.

*…‘나, 고종은 일찍 일어난다’ 기사 중 ‘시강원(施講院)’ ‘만기청가(萬畿淸暇)’ ‘만기여가(萬畿餘暇)’의 한자 표기는 각각 ‘侍講院, 萬機淸暇, 萬機餘暇’가 맞습니다.

*…‘YS·JP 우리도 참을 수 없지’ 기사 중 ‘金永三’ 전 대통령은 ‘金泳三’의 잘못이었기에 바로잡습니다.

jinwon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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