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원 구성 담판 또 불발… 민주 ‘단독 본회의’ 강행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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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21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 문제를 놓고 지루한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13일 국회 본관 제2회의장에서 직원들이 회의장을 청소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kimjh@

여야가 한 달 넘도록 후반기 국회 원 구성을 두고 줄다리기를 이어가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의 본회의 단독 개회 예고일을 하루 앞둔 3일까지 양측은 접점을 찾지 못한 채 공전을 거듭했다. 양당은 4일 본회의가 예정된 오후 2시 전까지 논의를 계속한다는 계획이지만 그간 첨예한 입장 차를 보여 온 까닭에 막판 담판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점쳐진다. 국민의힘은 “날치기 개원”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향후 정국은 얼어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3일 서울 모처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날)오후 3시부터 2시간가량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와 만나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했지만 원구성 협상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며 “계속해서 논의해 나가자는 얘기를 하고 헤어졌다”고 밝혔다. 다만 세부 협상 내용에 대해서는 “협상 경과에 대해서는 결론이 나지 않아서 지금 단계에서 말하기는 적절치 않다”며 “얘기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말을 아꼈다.

양당 원내대표, 36일 만에 협상
“세부 내용 결론 나지 않아 결렬”
4일 오후 2시까지 논의 지속 계획
입장차 커 막판 합의 가능성 낮아

양당 원내대표가 협상 테이블에 마주앉은 것은 전반기 국회 회기 마지막 날인 올 5월 29일 이후 36일 만이다. 여야는 그동안 입법부 공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차례 대화에 나섰으나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과반 의석을 확보하고 있는 민주당은 예고한 대로 4일 본회의를 열어 의장단 선출을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3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내일(4일)은 국회의장을 뽑아야 한다”며 “의석이 170석 가까이 되기 때문에 언제 선거해도 의장은 민주당이 추천한 분이 되지 않겠느냐”고 자신했다.

다만 “다른 상임위는 합의해야 한다”며 “의장을 뽑는다고 해서 모든 회의를 일사천리로 진행할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4일 본회의 전까지 여당과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민주당 몫인 의장만을 선출할 뿐 핵심 쟁점인 법제사법위원장을 비롯, 나머지 상임위 구성까지 일방적으로 처리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우 위원장은 “(민주당이 국회의장을 단독으로 선출하는 것은)법적으로는 문제없다고 검토받았다”면서도 “한쪽 당만 모여서 혼자 개원하면 모양이 안 좋다. 어차피 법사위원장을 양보하기로 했으니 의장 선거에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참여해 줬으면 한다”고 여당의 협조를 재차 촉구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여전히 민주당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민주당이 국민의힘에 법사위원장 자리를 양보하는 조건으로 법사위 체계자구심사권 조정 외에도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구성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 관련 헌법재판소 권한쟁의심한 취하 등을 내걸었는데, 모두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양금희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검수완박법에 대한 헌재 심판 취하 요구, 검수완박법의 연장인 사개특위 구성 동의 요구는 모두가 알고 있듯 원구성과 전혀 관련이 없다”며 “검수완박법이 정당하다면 헌재 심판을 꺼릴 이유가 없다”고 힐난했다.

이처럼 여야가 원 구성을 두고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4일 민주당의 단독 개회 이후 양당의 갈등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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