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례 유찰 우동3구역 재개발, 결국 ‘수의계약’으로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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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대표적인 재개발 지역인 해운대구 우동3구역의 시공사 선정이 잇달아 유찰되면서 수의계약 수순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우동3구역 전경. 부산일보DB

부산의 대표적인 재개발 사업장인 해운대구 우동3구역이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건설사 입찰 문턱을 낮췄지만, 오히려 건설사 참여가 저조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현대건설이 수주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자 다른 건설사가 참여를 꺼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동3구역 시공사 선정이 수의계약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거듭된 유찰 사태가 시공사 교체를 진행하는 다른 정비 사업장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우동3구역 재개발 조합은 5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현장설명회를 연다고 밝혔다. 이번 현장설명회는 건설사 입찰 보증금 하향 조정 등 입찰 조건을 완화한 후 두 번째로 열린다. 앞서 지난달 말 진행된 4차 현장설명회에서 현대건설이 단독 참여해 유찰됐다.

시공사 선정 위한 4차 현장설명회
현대건설 단독 참여해 또 유찰
조건 완화에도 다른 건설사 외면
앞서 3차례 입찰 단계도 무응찰
조합, 5일 5차 현장설명회 개최

올해 들어 우동3구역이 시공사 선정 공고를 낸 것은 총 5회에 달한다. 3번의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주요 건설사 다수가 현장설명회에 참여했지만 입찰 단계에서 이례적인 ‘무응찰’이 거듭됐다.

통상 3차례 유찰이 되면 수의계약을 진행하지만, 조합 측은 조합원 이익 극대화를 위해 수의계약 대신 경쟁 입찰 과정을 한 번 더 진행하는 것이다.

4번째 시공사 선정 공고 전 조합 측은 건설사 부담을 완화한 조건을 내걸었다. 하지만 이후 진행된 현장설명회에서는 앞선 3차례 현장설명회와 달리 현대건설이 단독으로 참여해 유찰됐다.

입찰도 하기 전 현장설명회 단계에서 유찰된 것은 현대건설이 수주 의사를 강력하게 나타낸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현대건설은 지난달 초 3차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입찰 조건이 완화되면 하이엔드 브랜드인 ‘디에이치’를 적용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조합 측에 보냈다. 사실상 현대건설이 우동3구역에 대한 수주 의사를 대외적으로 공표한 셈이다. 이후 조합 측이 건설사 입찰 조건을 완화하자 다른 건설사는 현대건설이 수주할 것이라고 판단해 현장설명회에도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5일 현장설명회를 비롯해 앞으로도 유찰이 거듭된 후 수의계약이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애초부터 수주 의사가 높았던 현대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되는 수순으로 갈 것”이라며 “원자잿값 상승과 부동산 경기가 주춤해지면서 시공사와 랜드마크 사업장의 힘겨루기가 이례적으로 길어졌다”고 분석했다.

우동3구역의 수의계약은 시민공원 촉진3구역과 금정구 서금사A구역 등 시공사 선정 절차가 진행 중인 다른 정비 사업장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부산 전역의 재개발 사업장에서 활발하게 수주전을 펼쳤던 지난 몇년 동안의 분위기와 달리 올해는 건설사들이 대내외적인 이유로 수주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우동3구역 박용한 조합장은 “조합원 이익을 위해서는 시공사가 경쟁해야 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지만 바뀐 여건도 감안해야 한다”며 “계획대로 시공사 선정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며 유찰이 거듭되면 수의계약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우동3구역 재개발은 해운대구 우동 229번지 일원 16만 727㎡ 일대에 지하 3층~지상 39층 아파트 2918세대 규모를 짓는 사업이다. 해운대해수욕장 근처 대규모 주거 단지인 데다, 엘시티를 비롯해 부산의 공동주택 가격을 이끄는 고가 주거단지 인근에 위치해 부산의 랜드마크 재개발 사업장으로 꼽힌다.

송지연 기자 sj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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