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030월드엑스포 유치전 ‘뛰는 리야드, 기는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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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의 부산 유치를 총괄할 민관 합동 기구인 ‘부산세계박람회유치위원회’가 신설돼 8일부터 가동된다. 5일 국무회의에서 관련 대통령령이 의결된 유치위원회는 국무총리 소속으로, 기존 민간과 정부의 위원회를 합해 유치 역량을 총결집하는 역할을 맡는다. 공동위원장은 한덕수 국무총리와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맡고, 위원은 박형준 부산시장과 각 부처 장관 등 총 30명이다. 이미 2차 프레젠테이션(PT)까지 마친 상태에서 출범하는 합동 유치위원회가 처한 여건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당장은 강력한 상대인 리야드(사우디아라비아)보다 부산이 객관적 열세인 상황을 뒤집는 발판 마련이 급선무다.

리야드, 세계 70여 개국 지지 확보 분석
8일 출범 합동 유치위원회 활약 중요

지난달 말 국제박람회기구(BIE) 제170차 파리 총회에서 열린 2차 PT를 통해 부산은 유치 도시로 강한 인상을 남기며 성공적인 활동을 펼쳤다는 말을 들었다. 국무총리까지 현장에서 지지를 호소해 갈채를 받았다. 자화자찬의 평가가 이어지면서 부산 유치가 성큼 다가온 듯한 분위기였다. 그러나 이는 섣부른 예단이었음이 곧 드러났다.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현시점에서는 리야드가 앞서 있다”며 부산의 열세를 공식 인정한 것이다. 실제 본보가 사우디 언론을 분석한 결과, 리야드는 BIE 170개 회원국 중 70여 개국의 지지를 확보한 상태다. 냉정히 말해 이대로라면 부산월드엑스포는 어렵다는 얘기다.

합동 유치위원회는 이런 현실을 냉철하게 분석해 유치 활동의 방향을 잡아야 한다. 민간과 정부의 위원회가 합쳐진 만큼 범국가적 차원의 유치 활동 컨트롤타워로서 국내 역량을 한곳으로 모을 필요가 있다. 사우디는 리야드 유치를 위해 국가 최고지도자를 포함한 왕족들이 일사불란하게 각국을 돌면서 유치 활동을 벌이는 중이라고 한다. 왕실 고문까지 여기에 가세할 정도라고 하니, 국가적 열망을 짐작하고도 남는다. 우리도 이처럼 하루빨리 총력 체제를 갖춰야 한다. 이미 삼성, 롯데 등 대기업들이 속속 유치 총력전에 뛰어들고 있다는 소식은 매우 긍정적이다. 이제는 유치위원회가 역할을 해야 할 차례다.

내년 말로 예정된 월드엑스포 개최지 결정까지는 1년여의 세월이 남았다. 그사이 현지 실사와 세 차례의 PT가 있다. 유치위원회는 그동안 열세를 만회할 부산만의 반전 시나리오를 확실히 준비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의 언급처럼 로비만으로는 안 된다. 170개 회원국에 대한 치밀한 맞춤형 전략은 매우 중요하다. 국내적으론 부산과 다소 온도 차가 있는 전국의 유치 열기를 끌어올리는 일이 급하다. 엑스포는 결코 부산만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꾸 딴소리가 들리는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도 확실하게 못을 박아 더는 잡음이 없어야 한다. 합동 유치위원회가 출범한 이상 부산 대반전의 드라마도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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