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인생 경기는 월드컵 독일전”… 이유가 아프다
손흥민인 2018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을 인생 최고 경기로 꼽았다. 2018년 6월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 독일과의 경기에서 쐐기 골을 터트리는 손흥민. 연합뉴스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뛰는 손흥민(30·토트넘 홋스퍼)이 월드컵에서 독일을 이긴 경기를 자신의 인생 경기로 꼽았다.
손흥민은 4일 서울 마포구 아디다스 브랜드센터에서 ‘손 커밍데이’ 행사 팬미팅을 가졌는데, 5일 유튜브 채널에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에서 손흥민은 2018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에 대해 각별한 애착을 드러냈다.
“어릴 때 인종차별 많이 당하고
힘든 생활 갚아 주겠다고 생각”
‘손 커밍데이’ 팬 미팅서 밝혀
영상 속 사회자가 ‘넘버원 경기는 무엇이냐’는 질문에 손흥민은 “(A매치) 100번째인 칠레전, (원더골로 푸슈카시상을 받은) 번리전, (EPL) 득점왕 경기 등이 있지만, 그래도 독일전을 꼽을 것 같다”고 말했다.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였던 독일전에서 한국은 2-0으로 승리한 바 있다. 당시 독일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이자 강력한 우승후보였으나, 한국에 일격을 당하며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손흥민은 한국이 1-0으로 앞서던 후반 종료 직전 독일이 골문을 비운 채 총공세에 나선 틈을 타 역습 과정에서 그라운드를 질주하며 독일의 빈 골문에 쐐기 골을 터트려 승리를 확정지었다. 예상을 뒤엎은 이 승리를 언론에선 ‘카잔의 기적’이라고 불렀다.
손흥민은 이 경기를 인생 최고 경기로 꼽은 이유에 대해 “다른 친구들은 우리가 세계랭킹 1위 독일을 이겨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라고 얘기할 수 있겠지만, (나는) 어릴 때 독일에 갔다. 상상하지도 못할 힘든 생활을 많이 했다. 인종차별도 많이 당하고, 힘들었다”고 토로한 뒤 “엄청 힘든 생황을 보내면서 언젠가는 이걸 꼭 갚아줘야 겠다는 생각을 많이 갖고 있었던 것 같다. 마음속으로”라고 설명했다.
이어 손흥민은 “월드컵에서 독일이라는 팀을 만났을 때 엄청 무섭고 두려웠다. 우리 선수들이 진짜 잘해줘서 이겼다”면서 “사람이 울면 위로해주고 싶고, 가서 한번 안아주고 싶고 그런데…, 독일 사람들 우는 모습 보면서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걸로 복수해 줄 수 있어서, 저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라고 말했다.
손흥민은 동북고 1학년이던 2008년 학교를 중퇴하고 독일 함부르크 유소년팀에 입단했다. 2010-2011시즌 함부르크에서 프로에 데뷔한 뒤 레버쿠젠을 거쳐 2015-2016시즌부터 잉글랜드 토트넘에서 뛰기 시작했다. 2021-2022시즌엔 EPL 득점왕에 오르며 세계 최고 공격수 반열에 올랐다. 정광용 기자 kyje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