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무원’ 이준석 “나를 공격하는 세력, 윤핵관이 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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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의 ‘정치적 운명’을 가를 윤리위원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을 향한 이 대표의 공세가 거칠어진다.

국민의힘 주도권 경쟁 승자를 결정할 윤리위의 판단이 ‘윤심’(윤 대통령 의중)에 달렸다는 관측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이 대표가 당내 친윤(친 윤석열)계와 본격적으로 윤 대통령을 향한 구애 경쟁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5일 한 라디오에서 “윤리위의 시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윤리위 징계 절차가 시작된 이후에 보면 혁신위에 대한 공격도 그렇고 우크라이나 간 것도 무슨 제가 사적인 일정으로 간 것처럼 공격이 들어온다”며 “윤리위와 관계없이 어쨌든 소위 윤핵관 쪽에서 들어오는 게 명백하지 않느냐”고 밝혔다. 그는 이어 ‘윤리위 뒤에 윤핵관이 있는 것이냐’는 사회자의 질문에도 “(정확히는)모르겠지만 ‘윤리위가 이러고 있는 김에 우리가 하자’라고 누가 판단할 수도 있다”며 “까마귀가 날았는데 배가 떨어졌다”고 말했다.

정치 생명 걸린 윤리위 하루 앞
친윤계 향한 공세 강화로 맞대응
“칼 들고 오는데 무슨 타협하나”
윤 대통령과 친윤계 ‘분리 전략’


이 대표는 또한 같은 날 보도된 다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칼을 빼 들고 달려오는 사람이랑 무슨 타협을 할 수 있겠느냐”며 “사실 관계가 전혀 맞지 않는 공격에 타협 지점이 어디 있느냐”고 윤핵관들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그러면서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을 당내 갈등에 연루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대선 이후 단 한 번도 이런 문제에 대해 대통령과 얘기한 적이 없다. 만남 자체에 그런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오히려 윤핵관”이라며 “윤리위 때문에 만났다는 식으로 본인들이 (대통령에게)누를 끼치고 있다”고 힐난했다.

다만 이 대표의 화살은 윤 대통령을 향하지 않는 모습이다. 철저히 윤핵관들만을 향해 쓴소리를 퍼붓는 것이다. 이 대표는 같은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피상적으로 보기에는, 드러난 것만 보기에는 전혀 (윤 대통령의 당무 개입)그런 징후가 없다”며 “이렇게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이 대표가 보인 윤심 확보 행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지난 1일에는 이 대표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를 마치고 귀국한 윤 대통령을 깜짝 영접하기도 했으며, 이후 언론을 통해서도 윤 대통령의 출장 업적을 치켜세웠다. 윤 대통령 나토 방문 기간에 지역을 돌며 대통령 공약을 직접 챙기기도 했다. 윤리위 개최를 앞두고 이 대표와 윤핵관 그룹과의 갈등으로 고립되자 윤 대통령과의 연결고리를 강조하면서 ‘윤심’과 ‘친윤’을 분리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친윤계에서도 이 대표를 향한 반격에 나섰다. 최근 이 대표와 최고위원회의에서 공개적으로 충돌해 온 배현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본인이 그 누구도 아닌 20대의 본인과 싸우고 있는 걸 온 국민이 안다”며 “횡설수설로 시간 흘려보내기에 이번 한 주는 (이 대표)그를 믿고 지지했던 많은 이들에게 너무나 아쉽고 또 가혹하지 않은가”라고 꼬집었다. 배 의원이 언급한 ‘20대의 본인’은 이 대표가 2013년 7월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로부터 성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을 꼬집은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국민의힘 윤리위는 7일 오후 이 대표를 출석시켜 성상납 및 증거인멸 교사 의혹과 관련해 이 대표의 소명을 듣고 징계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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