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정권보다 훌륭”… ‘부실 인사’ 반박한 윤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이 5일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낙마 등으로 커진 ‘부실 인사’ 논란과 관련, 전 정부 인사와 비교해 문제될 것 없다는 인식을 드러내 논란이 일고 있다. 여당 내에서조차 “민주당이 여당 시절 똑같이 반복했던 변명”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만난 기자들로부터 관련 질문이 나오자 “그럼 전 정권에 지명된 장관 중에 그렇게 훌륭한 사람 봤어요?”라고 반문했다. 그는 ‘(장관 후보자들의)반복되는 문제들은 사전에 검증 가능한 부분들이 많았다’는 지적에 손가락을 흔들며 “다른 정권 때하고 한번 비교해 보세요. 사람들의 자질이나 이런 것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후보자들의 도덕성 문제가 있었다고 해도 자질에서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문제될 것 없다 인식’ 논란
여당 내에서도 ‘비판’ 발언
윤 대통령은 또 이날 박순애 신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면서 “임명이 늦어져서 언론의, 또 야당의 공격을 받느라 고생 많이 했다”고 말했다. 박 부총리의 음주운전 문제 등에 대한 언론의 검증 보도를 정치적 공세로 받아들이는 뉘앙스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연이은 검증 실패의 책임을 무겁게 인정하고 인사권자로서 결자해지는 못할망정 민심을 무시하는 오만과 독선에 개탄을 금치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심지어 여당인 국민의힘 박민영 대변인도 페이스북 글을 통해 “‘더불어민주당도 그러지 않았느냐’는 대답은 민주당의 입을 막을 논리가 될 수는 있겠지만 ‘민주당처럼 하지 말라고 뽑아 준 거 아니냐’는 국민의 물음에 대한 답변은 될 수 없다”며 정면으로 비판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앞으로 제가 민생 현장에 나가 국민의 어려움을 듣고, 매주 비상경제 민생회의를 주재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윤 대통령은 “정부 내 각종 위원회는 행정 비효율을 높이는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며 대통령 소속 위원회부터 과감하게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 부처 기준 (위원회)30~50%를 줄이고, 대통령실 직속 위원회는 60~70% 가까이 줄일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20개인 대통령 직속 위원회를 6개 정도로 줄인다는 의미다. 전창훈 기자 j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