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함도 강제노역, 중국인 피해 추도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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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조선인이 강제 노역한 군함도(하시마) 해저 탄광을 운영했던 미쓰비시공업이 중국인 강제 연행 피해자를 위한 추도비(사진)를 제작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미쓰비시가 중국인 피해 사실은 인정하고 사과하면서도 조선인의 피해는 여전히 부인하고 있는 셈이어서 서로 다른 잣대에 대한 비난 여론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일·중우호비’ 나가사키에 몰래 건립
조선인 노역 사실은 부인 ‘이중행태’

일본 나가사키현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시민단체 측이 미쓰비시머티리얼이 낸 돈으로 주문 제작한 ‘일·중우호 평화부전(不戰)의 비’(이하 우호비)가 나가사키시 변두리 작은 공원에 설치돼 있는 것을 연합뉴스가 최근 현장을 취재해 확인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쓰비시는 지난해 11월 14일 나가사키 외곽에 위치한 작은 공원에 우호비를 설치한 뒤 비밀리에 제막식을 가졌다. 당시 제막식에는 미쓰비시 관계자뿐 아니라 관련 사회단체측 인사들도 참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건립위는 우익 세력이 방해하는 사태를 피하고자 현지 미디어는 물론 시민단체 회원에게도 거의 알리지 않고 비밀리에 건립을 추진했다.

우호비는 군함도 등에 강제 연행된 중국인 피해자, 유족과 미쓰비시머티리얼이 2016년 6월 화해하면서 약속한 화해 사업의 일환으로 건립됐다. 전쟁 중 군함도, 다카시마, 사키토지마 등 나가사키현에 있는 섬 지역 탄광 세 곳에는 중국인 845명이 강제 연행돼 미쓰비시머티리얼의 전신인 미쓰비시광업 또는 그 하청업체에서 강제 노역을 했다. 특히 우호비에는 강제 연행과 강제 노역 사실이 상당히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기재됐다. 우호비 양쪽에 있는 4개의 직육면체형 석조물에는 중국인 피해자 845명의 이름도 새겨져 있다.

조선인 역시 군함도에서 강제 노역을 하고 심각한 인권 침해를 당했다. 그럼에도 미쓰비시머티리얼은 이에 대한 사과는 하지 않고 있다. 일본 정부가 조선인 강제 연행과 노동을 부정하는 상황과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현정 기자·일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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