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윤 정부 두 달 만에 ‘옐로카드’… 민심의 경고 잘 새겨야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이 총체적 난맥상을 보이고 있다. 검찰 위주 인맥으로 행정부와 대통령실 요직을 채우면서 여론의 비판을 받더니, 일부 장관 후보자의 검증 부실에 따른 낙마 사례까지 이어졌다. 윤 대통령의 사람 쓰는 능력에 불신이 커질 수밖에 없게 됐다. 치솟는 물가로 민생은 파탄 지경인데, 윤 대통령은 국민이 지금 겪는 고통에는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다. 대통령 부부의 행보를 둘러싼 ‘비선 정치’ 논란에도 오불관언이다. 윤 대통령이 벌써 권력에 취한 것 아니냐는 쓴소리까지 나오는 형편이다. 윤 대통령에 대한 국민적 시선이 갈수록 싸늘해지는 게 어쩌면 당연하다 하겠다.
국정 ‘부정 평가’ 점점 심화 추세
대통령 “의미 없다”며 독선 행태
지난주 스페인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 윤 대통령이 참석했을 때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의 배우자가 민간인 신분으로 동행해 김건희 여사 일정 등을 도왔다고 한다. ‘사적 수행’이라는 비판이 일자 대통령실은 해당 민간인이 김 여사를 수행한 게 아니고 현지 일정을 기획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하지만 이 해명은 더 큰 문제의 소지가 있다. 기밀 사항인 대통령 일정을 민간인이 비공식적으로 기획했다는 말인데, 그 자체가 바로 ‘비선 정치’ 아니냐는 것이다. 이처럼 김 여사의 행보가 국정에 부담으로 작용하자 제2부속실을 다시 설치해 김 여사에 대한 공식 지원 체계를 갖추라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그럴 생각이 없는 듯하다.
그런가 하면 윤 대통령의 외가 6촌 친척이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으로 근무 중이라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이는 권력 사유화 논란으로 이어지면서 새로운 정치적 쟁점으로 부상했다. 야권에서는 이 일을 나토 정상회담 민간인 동행 문제와 연결해 대통령 부부의 ‘비선 정치’로 규정하고 국회 차원에서 따져 묻겠다며 벼르고 있다. 대통령실은 “공적 조직 내에서 근무하는 행정관에 대해 비선 운운하는 건 악의적 프레임”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역대 정부에서는 찾기 어려운 사례인데다 해당 행정관의 경력이나 업무 관련성 등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없는 상태에서 그런 반박이 얼마나 설득력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윤 대통령의 지금 모습에 민심은 지속적으로 경고를 보내고 있다.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넘어서는 이른바 데드크로스 상황이 점점 심화하는 추세가 바로 그것이다. 어떤 조사에선 부정 평가가 50%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심이 윤 대통령으로부터 급속히 떠나고 있음이 객관적 수치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임기 시작 불과 2개월 만에 이처럼 지지도가 하락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한다. 그런데도 윤 대통령은 민심의 그런 경고를 들으려 하지 않는다. 오히려 “별로 의미가 없는 것”이라며 평가절하한다. 민심을 어기고서 성공한 정치가 지금껏 있었던가. 윤 대통령 스스로 물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