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 남은 아이들이 꿈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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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근 반여종합사회복지관 관장

“복지관이 반여 2동과 3동의 경계에 있습니다. 이 지역에서는 초등 고학년이 되면 떠나는 아이들이 많지만, 집안 사정으로 머무를 수밖에 없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지역에 남은 아이들이 꿈을 키우고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할 계획입니다.”

김창근 반여종합사회복지관 관장이 지난해부터 시작한 ‘한결 꿈 장학사업’ 취지를 설명했다. 복지관은 지난해 반여 2, 3동을 비롯해 재송동, 반송동에 사는 30명의 장학생을 선발해 10개월간 총 6000만 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한결 꿈 장학사업’ 통해 장학금 지급
복지관 내 1인 가구 공유공간 운영
어르신 문해교실 만들어 한글 교육

이 장학사업은 일회성이 아니라 복지관이 5년간 장기 플랜을 갖고 지역사회와 함께 주도적으로 장학기금을 마련해 지급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복지관은 5년간 총 3억 원의 장학기금을 조성해 지역 청소년들에게 교육비와 학원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복지관을 수탁운영하는 재단법인 한결재단 김희정 이사장의 주도로 장학사업이 시작됐다. 복지관은 올해도 9000만 원의 장학금 예산을 편성했다.

“무조건 장학금을 장기 지원하는 것은 아닙니다. 장학금을 받기 위해 학생들은 지역 나눔활동 관련 인성함양 프로그램인 ‘자람학교’에 연 1회 참여해야 합니다. 보호자들도 아이들을 잘 키우기 위한 부모교육에 연 1회 참여해야 합니다.”

복지관은 올해 ‘한결 꿈 이음사업’도 신설했다. 한결 꿈 장학생을 찾는 과정에서 꿈이 없는 아이들이 많다는 점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올해 상·하반기 각 10명씩 초·중·고생을 선발해 아이들이 꿈과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1인당 50만 원의 자기 계발비용을 지원한다. 한결 꿈 이음사업에서 발굴한 학생을 한결 꿈 장학생으로 연결할 계획이다.

김 관장은 “지역 특성을 최대한 반영해, 지역주민 누구나 쉽게 이용하는 복지관을 지향한다”고 복지관 운영 철학을 전했다. 장학사업과 더불어 복지관의 대표적인 특화사업은 1인 가구를 위한 공유 공간인 ‘공감제작소’ 운영이다.

“반여2동 주민은 1만 명, 반여 3동 주민은 9000명에 달합니다. 반여동 세대구성의 50%가 1인 가구로 그 비율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1인 가구 대부분이 장노년층이어서 지역사회의 돌봄 서비스 제공이 필요해 2019년 공감제작소를 마련했습니다.”

공감제작소에서는 중장년 남성 1인 가구 모임이 정기적으로 진행된다. 여기서 TV 시청, 영화 감상, 요리 프로그램 운영, 텃밭 가꾸기 등이 펼쳐진다. 복지관이 홀로 살아가는 주민과 지역사회와의 공존을 위해 노력하는 지점이다.

김 관장은 2009년 복지관 개관 이후 가장 오랜기간 공을 들인 또 하나의 특화사업이 ‘비문해 어르신들을 위한 문해교실’이라고 했다. 초창기만 해도 8명에 불과했던 어르신들이 한때 100명까지 될 정도로 늘었고, 지금은 60여 명이 등록돼 있다.

“어르신들은 한글교육을 받으며 이곳이 복지관이 아닌 인생의 첫 학교라고 생각합니다. 학교 시스템처럼 입학식, 반장선거, 중간고사를 통한 우등생 시상, 글짓기 대회 시상, 학급 회의, 학급소풍, 전시회 등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이름조차 쓰지 못했지만, 이제 은행도 갈 수 있고 버스 표지판도 볼 수 있는 어르신들을 보면 뿌듯합니다.”

김 관장은 “지역 주민의 접근성을 높이고 운영시간을 넓혀 다양한 세대의 주민이 이용하는 복지관을 만들겠다”고 각오를 비쳤다.

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

사진=정대현 기자 jh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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