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 ICT 기업, 전국 비중 7.4% 불과… 기반 강화 시급
전세계적으로 디지털 혁신이 가속화 되고 있지만 동남권에는 디지털 혁신의 핵심인 ICT(정보통신기술) 산업 기반이 취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BNK금융그룹 소속 BNK경제연구원이 7일 발표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전환)과 동남권 ICT 산업 현황’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기준 동남권 ICT 기업 수는 4393개로 전국 기업 수의 7.4%를 차지했다. 종사자 수와 부가가치는 전국 비중이 각각 4.8%, 2.3% 수준이었다. 동남권 전체 산업 규모에서도 ICT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겨우 1.7%에 불과했다.
국내 ICT 산업 기반은 수도권에 집중해 있다. 실제, 수도권 ICT 기업 수와 종사자 수는 4만 2502개, 73만 2789명에 달한다. 전국 ICT 기업 수와 종사자 수의 70% 이상을 차지했다.
BNK경제연 ‘2019 ICT 현황’
종사자 4.8%, 부가가치 2.3%
동남권 내 ICT 비중 1.7% 불과
디지털전환 걸림돌 ‘인재 부족’
연구개발, 전문 인력 등 디지털 산업의 역량을 확보하기 위한 지원 규모도 미약했다. 2020년 동남권에 지원된 ICT 산업 국가중점과학기술 연구비는 917억 원으로 전국의 4.2%였다. 또 논문발표, 특허출원 등 연구 성과물도 전국의 5~6% 수준에 그쳤다.
이 때문에 재무 건전성, 고용 확장성, 기술 경쟁력 등을 평가한 2021년 IT·SW 산업 경쟁력 시도별 종합 순위에서도 울산은 8위, 부산 10위, 경남 12위로 중하위권에 머물렀다.
동남권의 취약한 ICT 산업 인프라는 지역 경제 성장의 제약 요인이 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6~2019년 동남권은 ICT 산업 기반이 미약한 상황에서 조선, 자동차 등 기타 제조업까지 부진하면서 연 평균 경제 성장률이 0.7%에 그쳤다.
같은 기간 수도권은 ICT 제조업 호조세에 힘입어 연 평균 3.8%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BNK경제연구원은 동남권 주력산업인 조선, 자동차 등의 패러다임이 스마트 기술을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만큼 지역 기업의 디지털 전환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서는 인재 확보가 가장 시급한 문제지만 동남권 디지털 관련 학과 재학생 수의 비중은 오히려 종전보다 감소한 상태다. 동남권 디지털 관련학과 재학생 수가 전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15.7%에서 2021년 13.9%로 하락했다.
정영두 BNK경제연구원장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조선, 자동차 등 지역의 주력산업은 부진한 흐름을 보였으나 ICT 산업은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며 “주력산업의 안정적이고 지속적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기 위해 지역 대학과의 산학협력을 강화해 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형 기자 mo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