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탐정 코남] #25. 부산롯데월드에선 햄버거도 롤러코스터를 탄다?!

남형욱 기자 thoth@busan.com , 이지민 에디터 mingmini@busan.com , 정윤혁 PD jyh687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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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모든 궁금증을 직접 확인하는 '맹탐정 코남'입니다. 황당하고 재미있는 '사건·사고·장소·사람'과 언제나 함께하겠습니다.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를 한 발짝 물러서서 들여다보겠습니다. 진실은 언제나 여러 가지. 유튜브 구독자분들의 많은 제보 기다리겠습니다.


<사건개요>

부산 롯데월드에 특이한 레스토랑이 문을 열었다. 음식을 주문하면 '롤러코스터'를 타고 음식이 하늘에서 내려온다고 한다. 그래서 이름도 '푸드드롭 레스토랑'. 아찔한 높이에서 추락하며 빠른 속도로 달리는 롤러코스터는 테마파크의 상징인데. 식당과 롤러코스터라니…. 전혀 어울리지 않는 두 가지가 한 곳에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음식은 롤러코스터에 어떻게 탑승하는 걸까? 만약 음식이 레일을 타고 오다 떨어지면 어떻게 되는 걸까? 아니면 롤러코스터라는 말과 달리, 회전 초밥집 레일 같은 허무한 모습은 아닐까?

특이한 서빙 방식으로 유명해지고 있는 이곳, 국내 최초 부산에 문을 연 푸드드롭 레스토랑을 맹탐정이 직접 가봤다.

음식이 떨어지면 환불은 물론 보상은 가능할까? 위험하지는 않겠지? 음식이 떨어지면 환불은 물론 보상은 가능할까? 위험하지는 않겠지?

<현장검증>

부산에도 드디어 테마파크가 생겼다

3월 31일 부산 기장군 기장읍 오시리아 관광 단지에 정식 개장한 '롯데월드 어드벤처 부산'. 2013년 '광안리 미월드'가 문을 닫은 이후 9년 만에 생긴 테마파크. '자이언트 디거','자이언트 스윙' 등 16개의 놀이기구와 수많은 퍼레이드 공연과 전시 시설을 자랑한다. 부산시민의 관심과 기대 속에 주요 관광지로 자리잡는 중이다.

사실 비보다 바람이 더 문제다. 비가 와도 바람만 심하게 불지만 않으면 '자이언트 디거' 등 주요 놀이기구는 운행한다. 사실 비보다 바람이 더 문제다. 비가 와도 바람만 심하게 불지만 않으면 '자이언트 디거' 등 주요 놀이기구는 운행한다.

장마가 시작된 7월 초. 흐린 날씨를 뚫고 부산 롯데월드에 도착했다. 비 오는 날에 테마파크라니, 뭔가 김빠지는 조합이지만 사실 비는 크게 상관없다. '자이언트 스플래쉬' 같은 '플룸라이드' 덕분에 애초 우비를 입고 있는 사람이 많았고, 맹탐정의 목표는 자이언트 디거 같은 시시한 놀이기구가 아니라 바로 식당이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첫 번째, 세계에서는 열 번째로 문을 연 푸드드롭 레스토랑이다.


식당 안에도 롤러코스터가 있다

푸드드롭 레스토랑은 부산 롯데월드에서도 중심부에 있다. 정문을 통과하자마자 시선을 사로잡는 거대한 말하는 나무 '토킹트리'를 지나면 분수대 광장이 나온다. 이 광장을 중심으로 좌우에 식당가가 있는데, 오른쪽 큰 건물이 푸드드롭 레스토랑이다. 지상 3층, 연면적 227평, 170석을 갖춘 부산 테마파크 내 최대 규모의 식당이다.

일반적인 식당 풍경은 아니다. 롤러코스터 레일 덕분에 층고가 높아 쾌적하다. 일반적인 식당 풍경은 아니다. 롤러코스터 레일 덕분에 층고가 높아 쾌적하다.

식당 문을 열고 들어가니 머리 위로 어지러이 놓인 쇠 파이프들이 눈에 들어왔다. 두 쇠 파이프가 나란히 평행을 이루며 레일을 만들었다. 규모는 작지는 분명히 롤러코스터 레일이다. 나선형으로 회전하며 떨어지는 구간도 있었고, 직각에 가깝게 아래로 추락하는 구간도 있었다. 특히 실제 롤러코스터와 같이 360도 회전하는 구간도 보였다. '미니카' 트랙인가? 속도가 부족하면 떨어질 텐데… 놀람도 잠시, 직원의 안내를 받아 자리로 이동했다. 1~2층에 걸쳐 총 14개의 레일과 테이블이 있다. 음식이 잘 보이는 자리로 안내해달라고 부탁했더니 2번으로 안내받았다. 2번 테이블은 360도 회전 구간이 있는 자리다.


비대면 주문에 비대면 서빙

입장하면 번호가 적힌 플라스틱 카드를 한 장 준다. 이 번호가 적힌 테이블에 앉으면 된다. 또 테이블에 설치된 태블릿PC에 이 카드를 댄 다음 주문을 하고, 식사를 마치고 나갈 때 카운터에 카드를 주면 최종금액을 확인해 계산하는 방식이다.

메뉴는 파스타, 버거, 피자, 스테이크 등 호불호가 적은 양식. 푸드드롭 레스토랑은 반찬이 많은 한식보다 양식이 적절해 보였다. 다행히 키오스크를 통해 주문하는 방식은 어렵지 않다. 조작 방법이 직관적이고 편하다. 최근 키오스크를 통해 음식을 주문하는 방식이 늘면서, 노인들이 식당에 가는 것을 꺼린다고 하는데 이곳에서는 크게 불편함 없이 주문할 수 있다. 손주 손 잡고 오는 할아버지, 할머니는 걱정 안하'셔도 된다.

'아날로그 인간'인 맹탐정도 쉽게 주문할 수 있었다. '아날로그 인간'인 맹탐정도 쉽게 주문할 수 있었다.

자세히 보니 롤러코스터 레일 위를 검은색 트롤리가 돌아다니고 있었다. 실제 롤러코스터에 비유하면 이용객이 탑승하는 '열차'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음식은 사람이고…

주문은 베이컨 치즈버거 세트, 고르곤졸라 피자, 빠네 로제 파스타, 그리고 탄산음료를 주문했다. 버거와 파스타, 음료는 레일을 통해 서빙되고 피자는 크기로 인해 롤러코스터를 탑승에 제한이 있어 사람이 서빙한다고 한다. 아쉽지만 다른 음식은 어떻게 서빙될지 기다려 보기로 했다.


안전벨트 맨 햄버거

음식을 주문하고 나오기를 기다리는 건 꽤 지겨운 일이다. 거기에 나보다 늦게 온 테이블에서 음식을 먼저 받으면 살짝 화도 날 수 있다. 성격이 급한 맹탐정은 너무 오래 음식이 나오지 않으면, 주문을 취소하고 나가고 싶어 엉덩이를 들썩일 때도 있다. 하지만 이 식당에선 그런 기분을 느낄 새가 없다. 머리 위를 지나다니는 음식을 보고 있으면, 어린이가 된 것처럼 신기하다. 이 식당에서는 기다림도 즐거움이 된다.

생각보다 빠르게 내려온다. 과장을 조금 더 보태면 날아오는 것 같다. 생각보다 빠르게 내려온다. 과장을 조금 더 보태면 날아오는 것 같다.

'쉬이익~' 거리는 소리와 함께, 마침내 맹탐정이 있는 테이블에도 음식이 도착했다. 트롤리 양쪽에는 레일을 끼울 수 있는 둥근 고리가 있다. 처음부터 트롤리가 레일에서 떨어질 수 없는 구조로 설계되어 있다. 또 냄비 위로 두 줄의 안전벨트가 교차해 묶여있었는데, 트롤리와 고정되어 혹시라도 음식이 쏟아지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부산 롯데월드 관계자는 "아직 음식이 레일 위를 탈선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안전벨트는 생명벨트다. 여기서도 마찬가지다. 안전벨트는 생명벨트다. 여기서도 마찬가지다.

어떻게 서빙되는 것일까? 1층에서 조리된 음식은 번호표를 부착한 채 나선형의 레일을 타고 꼭대기로 올라간다. 위에서는 직원이 테이블 번호를 확인하고, 번호에 맞는 레일에 다시 태워 아래로 출발시킨다. 입장할 때 나눠준 번호에 따라 레일 노선이 달라지는 셈이다.


360도 회전하는 '미니카' 트랙이 떠오른다. 360도 회전하는 '미니카' 트랙이 떠오른다.

서빙 점수는 합격! 맛도?

레일 위 트롤리에서 냄비만 테이블로 가져와 음식을 먹으면 된다. 과연 음식 맛은 어떨까? 패밀리 레스토랑 프랜차이즈인 ‘라라코스트’가 운영을 맡고 있다.

먼저 주문한 베이컨 치즈 버거를 먹었다. 레일을 타고 이동했지만, 햄버거 모양도 둥근 탓에 모양이 흐트러지거나 속 내용물이 빠져나온 흔적은 없다. 번은 부드러운 편에 속했고, 패티는 육즙이 가득하고 불맛이 났다. 다만 햄버거 세트를 시켰는데 공간이 부족했던 모양인지 감자튀김의 양은 적은 편이다. 다음은 가장 잘나가는 메뉴 중 하나로 꼽힌 빠네 로제 파스타. 빵과 파스타는 두 개의 트롤리에 따로 분리되어 서빙됐다. 파스타 면의 익힘도 적당했고. 롤러코스터를 타고 오면서 생긴 적절한 흔들림이 소스와 파스타를 잘 섞은 것인지, 파스타와 소스가 잘 버무려져 있다. 피자도 호불호가 없다. 고르곤졸라 피자를 떠올리면 생각나는 그 맛이다. 다만 탄산음료를 마실 때는 주의하자. 롤러코스터를 타고 온 탄산음료를 바로 열면 터질 수도 있다.

사실 점심을 먹고 갔다. 배부른 상태에서 먹었을 때 맛있는 음식이 진짜 맛있는 거다. 사실 점심을 먹고 갔다. 배부른 상태에서 먹었을 때 맛있는 음식이 진짜 맛있는 거다.

부산 롯데월드 관계자는 "회사에 외부 손님이 찾아올 때도 다른 식당을 이용하지 않고 이곳에서 대접하곤 한다"며 맛에 자부심을 보였다. 가격은 4만 6700원 '내돈내산'이다. 가성비가 좋다고 말하긴 힘들지만 그렇다고 '관광지 바가지'가 떠오를 정도로 비싼 가격은 아니다.


<사건결말>

부산 롯데월드 관계자는 푸드드롭 레스토랑의 매력을 "가장 테마파크다운, 가장 테마파크에 어울리는 식당"이라고 소개했다. 3층 높이 식당 안을 가득 채운 롤러코스터 레일과 머리 위를 지나다니며 전달되는 음식들. 놀이기구 못지않게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풍부한 식당이다. 무엇보다 어린이의 마음을 사로잡는 곳이다. 주문한 음식이 언제 레일을 타고 내려오는지, 빙글빙글 도는 롤러코스터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테마파크는 '극한의 컨셉'을 추구하는 곳이다. 거대한 나뭇가지 틈틈이 요정들이 숨어있다. 테마파크는 '극한의 컨셉'을 추구하는 곳이다. 거대한 나뭇가지 틈틈이 요정들이 숨어있다.

테마파크는 특정한 주제를 가진 가상의 세계를 창조해 이용객이 그 세계관에 몰입하게 만드는 복합 관광 시설이다. 단순히 스릴 넘치는 놀이기구만 줄지어 있는 게 테마파크가 아니라는 말이다.

특히 테마파크의 가장 큰 역할은 이 가상 세계관을 경험하는 어린이에게 새로운 꿈과 환상을 심어준다는 점이다. 입구를 통과하자마자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지고, 많은 캐릭터와 이야기들은 '동화 속 왕국'이라는 부산 롯데월드 테마파크의 정체성을 지켜준다.

이 분들이 덥고 습한 날씨에, 요정으로 분장해 춤을 추는 이유는 동심(童心)을 지키기 위해서다. 이 분들이 덥고 습한 날씨에, 요정으로 분장해 춤을 추는 이유는 동심(童心)을 지키기 위해서다.

푸드드롭 레스토랑도 마찬가지다. 음식으로 장난을 치는 곳이 아니라, 어린이의 꿈과 환상이 식당에서도 이어질 수 있게 만들어진 곳이다. 부산 롯데월드를 방문하는 가족 단위 이용객은 한 번쯤 들러볼 만한 장소로 추천한다. 제작=남형욱 기자, 정윤혁PD, 이지민 에디터, 강서희 인턴



남형욱 기자 thoth@busan.com , 이지민 에디터 mingmini@busan.com , 정윤혁 PD jyh687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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