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층’에 올라갈 수 있을까요?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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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배관공의 연극 ‘제10층’
12~24일 어댑터플레이스 공연
10층 놓고 ‘갑’과 ‘을’의 갈등

연극 '제10층'의 한 장면. 극단 배관공 제공 연극 '제10층'의 한 장면. 극단 배관공 제공

10층에 올라가려는 사람, 10층은 없다고 믿는 사람.

극단 배우, 관객 그리고 공간(이하 극단 배관공)은 연극 ‘제10층’을 12일부터 24일까지 부산 수영구 광안동 어댑터플레이스에서 공연한다. ‘제10층’은 고 이재현 작가의 작품으로 일상적이면서 철학적 대사가 시적으로 어우러진 2인극이다.

연극의 배경은 도심의 빌딩 9층에 위치한 건축사무소이다. 야근 중인 건축기사 ‘갑’이 있는 사무소의 문을 여자 ‘을’이 두드린다. 고등학교 교사인 을은 10층에 도사린 방정맞은 녀석을 혼내주겠다며 복도 끝의 문을 열어달라고 한다. 갑은 위층은 옥상이라며 을의 말을 믿지 않고 수위 영감이 올 때까지 기다리라고 한다.

‘제10층’은 10층에 올라가려는 선생과 10층은 없다고 믿는 9층 건축기사의 갈등이라는 단순한 구조를 가진 극이지만, 10층의 의미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이 작품이 나온 1969년에 10층은 높은 층수였을 것이다. 극단 배관공은 “당시보다 10배 높아진 층수만큼 기술은 발전했고, 더불어 현대인의 욕망·고독·불안도 상승했다”며 “원작의 메시지를 짙게 담아 우리 자신이 몇 층쯤에 있는지 자문하고, 여전히 부조리한 현실과 인간에 대한 통찰을 나누고자 한다”고 밝혔다. 연출은 주혜자 연출가가 맡고, 엄지영과 김진주 배우가 출연한다.

한편, 극단 배관공은 어댑터플레이스와 함께 2022 부산문화재단 지원사업 공연장-공연단체 육성지원사업에 선정됐다. 9월에는 레퍼토리 공연 ‘안네 프랑크’, 10월에는 신작 ‘산악 기상관측’을 선보일 예정이다. ‘제10층’은 12일부터 24일까지(월요일 제외) 오후 8시에 공연한다. 티켓 예매는 인터파크 티켓과 어댑터플레이스 홈페이지에서 진행된다.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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