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패싱한 첫 금융위원장…김주현號, '금융안정·규제혁신' 과제
후보자 지명 35일 만에 공식 취임
물가·금리發 금융시장 쇼크…"금융안정 최우선 과제"
금산분리 등 과감한 규제 혁신도 중요 과제
김주현 신임 금융위원장이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후보자 지명 35일 만에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공식 취임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김 위원장에 대한 직권 임명을 결정했다. 대내외 금융시장 불안이 가중되는 상황에 금융당국 수장의 공백을 더는 방치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김 위원장의 최우선 과제는 우선 '금융안정'이 될 전망이다. 최근 물가와 금리 상승으로 금융시장의 혼란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규제혁신도 중요 과제로 꼽힌다. 금융위가 새 정부 출범 이후 200여개가 넘는 규제완화 요청안을 받은 만큼 대대적 혁신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시장에서 높다.
1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취임식을 갖고 공식적인 업무에 본격 착수한다. 후보자 지명 이후 예금보험공사 임시사무실에서 업무보고 등을 받아왔던 만큼 취임과 동시에 속도감 있는 정책 집행이 예상된다.
김 위원장은 이날 취임 일성으로 "금융시장의 안정이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예상되는 상황에 맞는 비상계획 및 정책 대안들을 재정비하고 향후 필요시 새로운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를 돌파한 데 이어 이달 중 한국과 미국의 금리역전 현상마저 앞두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 시장에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역시 외환위기 이후 무려 23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는 등 물가 상황도 심각한 상태다.
이에 금융당국은 김 위원장을 중심으로 취약차주 등을 대상으로 한 금융지원책 마련에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그는 "금리 상승과 자산 가격 하락 및 고물가로 특히 서민과 소상공인 등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이들에 대한 금융지원에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특히 수차례 연장됐던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 대출의 상환유예 및 만기 연장조치와 관련한 연착륙 조치안 시행에 만전을 기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주요 금융사의 최고경영자 등을 만나 협조 등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천문학적 규모를 기록하고 있는 가계부채 관리 방안에 대한 정책적 노력도 중요한 과제로 거론된다. 현재로서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유지하며 실수요자 중심으로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규제에 대한 강도 높은 혁신도 김 위원장의 주요 정책 과제 중 하나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달 후보자로 지명된 이후 "금산분리, 전업주의 등 과저 전통적 틀에 얽매여 구애받지 않고 과감하게 (규제를) 개선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를 위해 금융위는 새 정부 출범 이후 태스크포스(TF)를 결성해 은행, 증권, 보험 등 각 업계로부터 200여개가 넘는 규제 완화 요청안을 받아 검토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김 위원장은 인사청문회를 거치지 않은 첫 금융위원장이 됐다. 올해 하반기 국회 원 구성이 지연되며 2차 인사청문회 기한인 10일이 지나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이날 직권으로 임명했다. 새 정부 들어서는 김창기 국세청장,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승겸 합참의장에 이어 4번째다.
김진호 rpl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