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암 치료기술 실용화” 방사선의학 연구 새 지평 열다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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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권원자력의학원

방사선과 바이오를 융·복합한 최신 암 치료 기술을 실용화할 방사선의학실용화센터가 지난달 공사에 들어갔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제공 방사선과 바이오를 융·복합한 최신 암 치료 기술을 실용화할 방사선의학실용화센터가 지난달 공사에 들어갔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제공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의 출연연구기관으로 2010년 부산 기장에 개원한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은 동남권 방사선의·과학단지에 최초로 설립된 연구기관이자 암 치료기관이다. 동남권 방사선의·과학단지에는 수출형신형연구로와 중입자치료센터, 동위원소융합연구기반시설, 방사선기술을 활용하는 파워반도체상용화센터, 관련 기업 등 방사선 핵심 시설이 밀집하면서 명실공히 국내 방사선의·과학 클러스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은 부산 기장지역을 방사선을 이용한 첨단 암 치료의 허브로 조성하는 동시에 원전밀집 지역 거주민의 의료서비스를 충족시키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음압기능 감염병센터 개소 이어

방사선의학실용화센터 6월 착공

차세대 신약 개발 등 인프라 구축

동남권 암 치료에 중추적 역할

최신 로봇수술기도 추가 도입

지역민과 상생, 의료서비스 앞장


■내년 6월 목표 방사선의학실용화센터 착공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은 지난달 2일 병원 동 옆 외부 공간에 연면적 374㎡(지상 2층) 규모로 호흡기·감염병센터를 개소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사태처럼 국가적 감염병 재난 상황 시 지역 내 감염병 진료와 관리를 담당하기 위한 격리 외래 공간이다.

호흡기·감염병센터 내부에는 음압기능을 갖춰 의료진과 환자가 안전하게 진료를 볼 수 있으며, 호흡기 질환과 감염병의 선별 검사 및 진료가 가능하다. 또 감염병 관리의 총괄 운영을 위한 공간도 마련, 향후 감염병 대규모 유행 시 지역 감염병 전문 의료기관으로서 더욱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와 함께 2023년 6월 완공 예정인 방사선의학실용화센터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방사선치료기의 국산화 연구를 통해 국내 방사선기기 산업을 활성화하고, 최신 암 치료 기술을 실용화하기 위한 연구 공간이다. 연면적 2154㎡(지하 1층 ~ 지상 2층) 규모로 △치료용 전자가속기 개발 시설 △생물학적 선량평가 연구 시설 △KOLAS(한국인정기구) 시험·교정실 △세포치료연구실 등이 갖춰진다.

방사선의학실용화센터가 구축되면 치료용 가속기 시험을 위한 차폐시설, AI 기반의 선량평가 연구시설, 방사능 분석시설, 차세대 신약 개발을 위한 임상용 GMP(의약품 제조 품질 관리 기준) 시설 등 주요 연구 인프라가 확보될 예정이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연구센터는 개원 후 10여 년 간 저선량 방사선 영향 평가, 항암면역세포치료 및 암 치료용 전자 가속관 개발 등 방사선 의·과학 혁신기술 개발을 지속해왔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 박상일 의학원장은 “방사선의학실용화센터는 방사선과 바이오를 융·복합한 최신 암 치료 기술 개발을 위한 실용화 플랫폼”이라며 “암 환자의 생존율 향상 및 방사선의학 연구 활성화를 통해 동남권 방사선의·과학단지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고 대한민국의 방사선의학 연구를 선도해 나가는데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개원 12년 맞아 리모델링·인프라 확충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은 최근 장례식장 리모델링 공사를 완료하고, 환자식 품질도 크게 개선했다. 내원객 수 증가에 따른 주차장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야외공간에 주차장을 확대했고, 키오스크를 도입해 수납 대기시간도 단축했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의 가장 취약점으로 꼽혔던 접근성 문제 역시 상당 수준 개선됐다. 지난해 말 동해선 좌천역이 개통되면서 시민들이 한층 편리하게 병원을 찾을 수 있게 된 것이다. 특히 동해선 좌천역명을 원자력의학원으로 병기해 병원을 찾기가 훨씬 수월해졌다.

부산지역 로봇 수술을 선도했던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은 최근 로봇수술기를 최신 기종으로 업그레이드해 도입했다. 이에 따라 시민들이 수도권 대형 병원을 찾아야 하는 번거로움 없이 편안하고 합리적인 비용으로 암수술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로봇수술은 통증과 출혈이 적어 회복속도가 빠르고, 상처감염의 위험성이 낮은데다 신경 손상과 주변 조직의 손상도 작아 전립선암 뿐 아니라 부인암, 소화기암, 갑상선암 등 다양한 질환에 활용되고 있다.

■전국에서 환자부담금 가장 낮은 병원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은 지난해 13억 2000여만 원의 흑자를 냈다. 특히 지난해 건강보험 보장률 전국 1위를 차지하면서 환자가 부담하는 진료비가 전국에서 가장 낮은 의료기관임에도 불구하고 이룬 흑자이기에 더욱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은 철저한 관리를 통해 고가, 과잉, 불필요한 비급여 진료를 제한하고,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면역 항암제의 경우에도 비급여항목을 줄이는 등 보장성을 강화하면서 적정 진료비를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왔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은 지역민들과의 상생을 위해 기존의 기장군민 및 울산 서생면민에 더해 올해부터는 장안읍민 건강검진사업을 시작했다. 이 사업은 2024년까지 3년에 걸쳐 장안읍발전위원회의 주도 아래 고리원자력본부가 건강검진비 25억 원을 동남권원자력의학원에 지원하고, 의학원은 장안읍 주민들을 대상으로 암 정밀검진, 심뇌혈관 정밀검진, PET-CT, 치매 검진 등을 시행하는 사업이다. 검진 대상은 65세 이상(15년 거주) 장안읍 주민으로, 올해부터 연간 800명의 주민이 고 품질의 건강검진 혜택을 받게 된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임직원들은 최근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코로나19 의료인력 지원금을 장안읍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하기도 했다.

박 의학원장은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은 중입자치료시설 등 첨단 의료 시설을 기반으로 방사선 치료와 연구가 집약된 방사선 의학 인프라를 완성함으로써 부산이 세계적인 바이오헬스 시티로 도약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특히 방사선의학 분야에서만큼은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인재가 오고 싶어 하는 도시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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