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고배 마신 수영·동래 ‘대장 아파트’ 사업 ‘기지개’

송지연 기자 sj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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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대표적인 노후 단지이지만 재건축 승인을 받지 못했던 동래럭키아파트가 최근 재건축 사업 속도를 높이고 있다. 부산일보DB 부산의 대표적인 노후 단지이지만 재건축 승인을 받지 못했던 동래럭키아파트가 최근 재건축 사업 속도를 높이고 있다. 부산일보DB

재건축 기준 강화로 사업이 좌초됐던 수영현대아파트와 동래럭키아파트가 최근 잇달아 정비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들 단지는 부산의 대표적인 재건축 단지로, 정부의 규제 완화 기조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시장 안정세가 뚜렷해지면 정부의 재건축 규제 완화가 가시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12일 부산시와 수영현대재건축준비위원회에 따르면 최근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에서 수영현대아파트 재건축의 정비예정구역 해제가 통과됐다. 2015년 재건축 정비예정구역으로 지정된 수영현대아파트는 한 차례 연장을 통해 지난해 말까지 재건축 승인을 받아야 했다. 하지만 지난해 2차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못해 재건축이 무산됐다.


작년 안전진단 제동 걸린 수영현대

정비구역 해제 후 빠른 사타 추진

2년 전 ‘안전진단 불필요’ 동래럭키

이달 말 예비안전진단 통과 시도

정부 규제완화 기조에 사업 ‘활기’


하지만 준비위 측은 다시 정비구역지정을 받은 후 연내 예비안전진단까지 마칠 계획이다. 수영현대재건축준비위원회 안병욱 위원장은 “부산시의 규제 완화 방침을 감안하면, 기존 정비예정구역을 빨리 해제한 후 새롭게 재건축 절차를 밟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1988년 준공된 수영현대아파트(1180세대)는 지난해 재건축 안전진단 적정성 검토(2차 안전진단)에서 0.05점 차이로 재건축 불가 판정을 받았다. 도보권 내에 센텀시티가 위치한 수영현대아파트는 수영강 조망이 가능한 대단지로, 도시철도 2호선 역세권 대규모 평지에 위치해 대형 건설사를 비롯해 업계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내륙 대장’으로 꼽히는 동래럭키아파트도 재건축에 다시 시동을 걸고 있다. 동래럭키재건축준비위원회는 지난달 말 동래구청에 예비안전진단(현지조사)을 신청했다고 12일 밝혔다. 예비안전진단은 사전타당성검토를 거친 노후 단지를 대상으로 지자체가 육안 검사 등을 통해 정밀안전진단이 필요한지를 결정하는 절차다.

2년 전 동래럭키아파트는 예비안전진단에서 ‘안전진단 불필요 결정’을 통보 받은 바 있다.

준비위원회 측은 건물 노후화가 심해졌고, 정부의 정책 기조가 바뀌었기 때문에 이달 말 예정된 예비안전진단을 무난히 통과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동래럭키재건축준비위원회 이병기 위원장은 “준공 40년이 다된 아파트여서 200세대 이상이 누수로 고통받고 있다”며 “재건축을 무조건 규제하던 지난 정권과 달리 이번에는 합리적인 심사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1983년 준공된 동래럭키아파트(1536세대)는 부산의 대표적인 재건축 예정 단지다. 전통적인 주거 선호지역인 동래구의 대규모 평지 아파트인데다, 학군과 교통, 생활 인프라를 골고루 갖춰 ‘남천삼익비재건축’과 함께 부산 재건축 최대어로 꼽힌다.

지역의 대표적인 재건축 단지들이 사업 속도를 높이고 있지만, 정부는 재건축 기준 완화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최근 금리 인상과 집값 고점 인식이 확산하면서 거래 절벽이 심각하지만, 수도권을 중심으로 공급 부족에 따른 집값 상승 여지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동의대학교 부동산대학원 강정규 원장은 “정부가 공급확대 기조는 유지하고 있지만, 가격 상승 부담 때문에 규제 완화 속도를 조절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올 하반기를 지나 기존 주택 가격의 하락세가 뚜렷해지면 인허가 절차 간소화 등 규제 완화 방안이 가시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지연 기자 sj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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