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정체’ 대형마트, 부동산 개발 핵심 부상

송지연 기자 sj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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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이 진행 중인 홈플러스 해운대점 전경. 부산일보DB 매각이 진행 중인 홈플러스 해운대점 전경. 부산일보DB

올해 들어 부산의 상업 중심지 대형마트들이 잇달아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대형마트 부지는 대부분 상업지역이라 고밀도 개발이 가능하고, 유동인구도 많아 향후 지역 부동산 개발 핵심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원플러스그룹 측은 13일 “올 3월 홈플러스 연산점 인수 절차를 완료했다. 현재 설계를 하고 있고, 부동산 경기 등을 감안해 향후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인수 가격은 1200억 원대이고, 향후 주상복합 아파트로 개발할 예정이다.


최근 부산서 줄줄이 매물로 나와

홈플러스 연산점 매각 절차 완료

이마트 문현점도 주 내 입찰 앞둬

상업지역 위치 고밀도 개발 이점

건설업계, 부지 매입에 ‘적극적’


홈플러스 연산점은 부산 연제구 연산동 총 1만 3323.1㎡규모이다. 주변에 1598세대의 연산자이아파트를 비롯해 일동미라주더스타(624세대), e편한세상연산더퍼스트(455세대) 등 주거시설과 연동시장 일대 상업시설이 밀집해 있다. 홈플러스 연산점은 내년 6월께 영업을 종료하고, 주상복합으로 재개발 후 임차 방식으로 다시 입점한다.

홈플러스는 올해 연산점에 이어 해운대점도 매각한다. 홈플러스는 최근 해운대점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부동산 개발사인 이스턴투자개발 컨소시엄을 선정(부산일보 7월 7일 자 2면 보도)했다.

이마트 문현점도 매물로 나왔다.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문현점 매각을 위해 주관사를 선정했으며, 이번 주 내로 입찰을 마감한다. 이마트 문현점은 서울 명일점과 패키지로 묶어 동시 매각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 문현점은 1만 3429.8㎡ 규모로, 문현금융단지와 인접한 곳이다. 문현1구역과 범천1-1구역 등 대형 재개발 사업장이 인근에 있어 이 일대에 향후 대규모 주거 단지가 형성된다.

부산의 대표적인 대형마트들이 잇달아 매각 절차를 밟는 것은 대형마트의 수익성이 정체되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대형마트 시장 규모는 몇 년째 33조 원 수준에서 머물러 있다. 여기에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유통업계는 온라인 쇼핑 시장을 확대하는 동시에 오프라인 매장을 매각해 자산유동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부산에서는 2000년 롯데마트 금정점에 이어 지난해 홈플러스 가야점이 매각됐다.

부동산 업계는 대형마트의 입지에 주목한다. 대부분 1000%대의 높은 용적률이 적용되는 상업지역에 있어 고밀도 개발이 가능하다. 또 대로변이어서 접근성이 좋고 유동 인구가 풍부해 주상복합으로 재개발할 경우, 상가 분양에 따른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부산의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주상복합건물의 상가 분양가는 통제를 받지 않고 사업자가 임의로 책정할 수 있다”며 “주상복합 건물의 수익성은 사실상 상가 분양에 달려 있는데, 대형마트 부지는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전했다.

최근 유통업계는 점포 매각 후 재개발된 건물에 재입주하는 ‘세일 앤 리스백’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매각에 따른 직원 승계 문제를 해결하고, 주상복합 입주민에게 편의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일각에서는 대형마트 고밀도 개발에 따른 부작용을 막을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교통난 등 인근 지역에 끼칠 부정적인 영향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는 것. 부산대 도시공학과 정주철 교수는 “당초 상업시설에서 주거시설로 부지 용도가 바뀌면 필요한 기반시설도 변할 수밖에 없다”며 “개발 이익에 대한 공공기여를 강화해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적극적인 행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지연 기자 sj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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