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음도 모자라 몸싸움까지… 하루도 조용할 날 없는 ‘평산마을’
사저 내부 촬영한 유튜버 고소
5월 말 보수단체 이어 두 번째
방문객·경찰과 충돌 사건도
경찰에 폭력 행사한 2명 입건
시위자가 설치한 수갑 뒤쪽에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가 보인다. 김태권 기자
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가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사저로 귀향한 뒤 시작된 보수단체와 극우 유튜버의 시위가 끝도 없이 이어지면서 고소와 몸싸움 등이 걷잡을 수 없이 이어지고 있다.
문 전 대통령 측과 이웃 주민들이 극우 유튜버 등을 스토킹과 허위 사실,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경찰에 고소하거나 진정서를 제출하고, 시위자와 방문객 사이에 주먹 다툼까지 벌어지는 일이 다반사다. 시위자와 주민, 방문객 간 충돌이 잇따르는 ‘생지옥’이나 다름없는 상황이다.
14일 양산경찰서와 평산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문 전 대통령 측은 지난 13일 유튜버 A 씨를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A 씨는 최근 사저 앞 시위 현장을 중계하면서 카메라 줌 기능을 활용해 문 전 대통령의 서재와 텃밭 등을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문 전 대통령 부부의 출입이나 택배 배달 상황 등 사생활까지 중계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위자가 문 전 대통령 사저 앞에 텐트를 치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김태권 기자
문 전 대통령 부부는 이에 앞선 올 5월 말 사저 앞에서 확성기로 시위를 한 3개 보수단체 회원 4명을 고소했다. 문 전 대통령 측은 “욕설과 허위 사실의 반복적 유포로 인한 모욕, 허위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과 살인 및 방화 협박, 집단적인 협박 등으로 공공 안녕에 위협을 끼칠 것이 명백하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문 전 대통령 사저 이웃들도 본격적인 행동에 나섰다. 문 전 대통령 사저 앞에 거주하는 도예가 박 모(40대) 씨는 “문 전 대통령이 가마에서 저와 함께 있는 사진을 올린 뒤 스토킹 수준의 사생활 침해를 받고 있다”며 “극우 유튜브 채널 운영자를 처벌해 달라”고 최근 경찰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14일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입주 이후 사저로 진입하는 도로에 펜스가 설치돼 있다. 김태권 기자
박 씨는 “밖에 나가기만 해도 일거수일투족을 촬영하고 실시간으로 집 마당과 창 안까지 방송에 내보내는 등 일상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을 정도”라며 “모욕적인 욕설은 말할 것도 없고, 대통령에게 수십억 원을 받는다는 허위 사실까지 방송으로 유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간혹 사저에 손님이 왔을 때 음식 솜씨가 좋은 어머니가 도와주곤 한 것을 두고 ‘돈을 주고받는 사이’라며 칠순이 넘은 노모까지 표적으로 삼아 더 참을 수 없어 진정서를 제출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 다른 이웃이자 도예가인 신 모(60대) 씨도 1인 시위자, 극우 유튜버 등을 3차례에 걸쳐 경찰에 고소하거나 신고했다. 신 씨는 “유튜버가 방송하면서 제가 ‘문 전 대통령 부부를 평산마을로 오게 했다’고 허위 사실을 유포하거나 마을 앞을 지나가면 집단으로 위협해 경찰에 신고 또는 고소했다”고 말했다.
시위자가 문 전 대통령 사저 앞에서 시위를 벌이기 위해 설치한 텐트. 김태권 기자
평산마을 주민들은 “일부 극우 유튜버들이 스토킹 수준의 자극적인 방송을 내보내면서 고소와 진정이 이어지고 있다”며 “특히 일정 시간이 지나면 일부 유튜버가 바뀌는 것을 볼 때 돈벌이를 위해 마을을 찾은 유튜버들이 목적을 달성하면 떠나고 다른 유튜버가 오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평산마을 시위자와 방문객이 충돌하거나, 시위자가 경찰을 폭행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지난 13일 오후 1시 10분께 평산마을 방문객 B 씨가 사저를 향해 욕설하는 C 씨를 보고 “왜 그러냐”고 항의하면서 말다툼이 벌어졌다. 이후 이들은 주먹다짐까지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12일에는 사저 앞에서 소란 행위를 제지하던 경찰관 요구에 응하지 않고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로 2명이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 , 김길수 기자 kks66@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