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읽기] 10세기간 세계사의 중심이 된 가문의 탄생
합스부르크, 세계를 지배하다/마틴 래디
합스부르크는 10세기부터 20세기까지 유럽을 세계사의 중심으로 만든 가문이다. 신성 로마 제국의 황제,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왕, 스페인-포르투갈 왕국의 왕으로서 중앙 유럽과 아메리카 대륙, 아프리카와 극동 아시아까지 방대한 영토를 지배했다. 수 세기 동안 전쟁과 혁명을 치르며, 지식과 학문의 후원자, 가톨릭 신앙의 수호자로서 유럽 최고의 왕좌를 차지했다. 한 가문이 어떻게 1000년간 대륙을 가로지르며 다양한 민족과 영토를 통치했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수많은 결혼 동맹으로 세력을 넓혀나가는 과정은 동양의 역사적 관념에서 볼 때 무척이나 생소하면서도 신비롭다.
〈합스부르크, 세계를 지배하다〉는 그 궁금증을 친절하고 흥미롭게 풀어낸다. 시골의 영주에 불과했던 합스부르크 가문이 어떻게 세계를 호령하는 지배자 가문이 되었는지 알려준다.
저자는 합스부르크의 영광과 오욕, 사랑과 전쟁, 우애와 배신을 다루면서 독자들을 자연스레 유럽의 역사 현장 한가운데로 이끈다. 지역의 수도원 개혁에서 대공위 시대 신성 로마 제국의 왕위 쟁탈전, 프로테스탄트 개혁, 식민지 개척과 19세기 혁명의 무대를 말한다. 지역 수도원에서 출발한 합스부르크 가문이 오스트리아의 궁전과 스페인의 무적함대를 토대로 정치뿐만 아니라 종교와 지식, 예술의 중심이 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가문은 근대에 이르러 종교의 자유와 민족주의에 직면했다. 아울러 왕가 일원들의 유전병과 잇따른 죽음, 배신과 사랑 이야기 등을 남긴 채 제1차 세계대전과 함께 막을 내린다. 마틴 래디 지음/박수철 옮김/까치/580면/3만 원.
이준영 선임기자 gapi@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