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신뢰 회복 통해 부산-롯데 끈끈한 인연 이어 가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4일 부산시청을 방문해 박형준 시장에게 야구 배트를 선물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형준 부산시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전격적인 만남은 시와 롯데가 다시 부산 발전을 위해 상생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행보로 받아들여진다. 신 회장은 14일 오전 부산에서 롯데그룹 하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옛 사장단회의)을 주재하기에 앞서 부산시청을 방문해 박 시장을 면담했다. 이날 면담에는 김상현 롯데그룹 유통군 총괄대표(부회장)와 정호준 롯데백화점 대표, 고수찬 롯데지주 커뮤니케이션실장(부사장)도 동행했다. 이 자리에서 신 회장은 롯데타워를 예정대로 건립하고 2030월드엑스포 부산 유치를 위해서도 적극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롯데가 처음으로 VCM을 부산에서 연 것도 그 연장선으로 평가된다.
신동빈 회장 14일 박형준 시장 면담
엑스포 지원 등 부산 발전 공헌 약속
시와 롯데그룹은 최근 롯데타워 건립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어 왔다. 롯데그룹은 2000년 시로부터 옛 시청 터를 산 후 롯데백화점과 107층 랜드마크 건물을 짓기로 했다. 그러나 2008년 롯데백화점 광복점은 문을 열었으나 초고층 랜드마크는 짓지 않아 상업 시설을 지어 돈벌이만 하고 지역 발전을 위한 투자는 외면한다는 비난을 받아 왔다. 시는 올해 5월 롯데타워 사업이 지지부진하다며 광복점 영업 연장을 불허했다. 결국 광복점은 6월 1일 하루 휴업을 했다 2일부터 영업을 재개했지만 롯데타워 건립을 둘러싼 갈등은 봉합되지 않았다. 오시리아 테마파크 추가 투자를 놓고도 갈등이 이어졌다.
신 회장은 박 시장과의 면담에서 “부산 시민들이 걱정하지 않도록 2025년 롯데타워를 예정대로 건립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룹 총수가 직접 나서 차질 없은 사업 진행을 약속한 만큼 불신은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롯데타워가 명실공히 원도심의 활기를 이끌 수 있는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시와 롯데가 경관 등 구체적 건축 계획과 관련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 신 회장은 또 시의 최대 현안이자 국정 과제로 부상한 2030 월드엑스포 부산 유치를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향후 부산 발전을 위한 모멘텀이 될 엑스포 유지에 앞장섬으써 부산에 대한 공헌에 진정성을 보이겠다는 것이다.
부산과 롯데는 그동안 애증의 관계를 이어 왔다. 롯데자이언츠 야구단을 운영하는 연고 기업이면서도 롯데그룹이 부산 발전을 위한 공헌에는 인색하다는 지적을 받아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지역도 기업도 상생하지 않으면 생존하기 힘든 시대다. 기업 없이 지역이 발전할 리 만무하고 기업도 지역 시민들의 관심과 사랑 속에 성장하는 것이다. 이제는 서로 신뢰를 회복하고 세부적인 현안에 대해 진정성을 갖고 노력하는 일만 남았다. 특히 2030월드엑스포 유치에 힘을 모으기로 한 것은 크게 한영할 일이다. 엑스포 유치 활동에 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롯데가 부산 발전을 앞장서 이끌면 시민들도 롯데에 대한 신뢰와 사랑을 보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