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송동 화재 경보기 ‘꺼진 시간’ 줄일 수 있었다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 ,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지난달 27일 부산 해운대구 재송동 한 고층 아파트에서 난 불로 가족 3명이 숨지자 아파트 주민들이 추모하는 공간을 마련했다. 독자 제공 지난달 27일 부산 해운대구 재송동 한 고층 아파트에서 난 불로 가족 3명이 숨지자 아파트 주민들이 추모하는 공간을 마련했다. 독자 제공

일가족 3명의 소중한 목숨을 앗아간 부산 해운대구 재송동 고층 아파트 화재 당시 화재경보기가 꺼져있던 13분(부산일보 지난 12일 자 10면 등 보도)을 두고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의 대응이 적절했느냐는 의문이 커진다. 화재 직전 오작동 건으로 전체 경보기를 정지했다고 해도 중앙시스템이 추가 화재경보를 감지한 시점이나 적어도 오작동에 대한 조치를 끝낸 직후 즉각 경보기를 재가동했다면 경보기가 멈춘 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중앙관제시스템 화재 인지하고

다른 동 오작동 조치 끝났는데도

아파트 전체 경보기 재가동 안 해

전문가 “조속 정상 가동했으면

피해자 대피 시간 확보했을 것”

관리사무소 대처 적절성 논란



부산시소방재난본부 보고서와 아파트 관리사무소의 화재 경과 확인서 등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오전 4시 9분 아파트 A동 13층 화재가 발생하기 직전(오전 3시 52분) 인근 B동에서 발생한 화재경보 오작동과 관련해 아파트 관리사무소 방재 담당자는 오전 4시 6분 현장에서 오작동을 확인하고 아파트 전체 화재경보기를 정지시켰다.

A동 13층에서 화재경보가 다시 감지된 것은 불과 3분 뒤였다. 동 전체 화재경보기는 꺼져있었지만 아파트 방재실 중앙시스템이 화재경보를 감지했다. 당시 B동에 있던 방재 담당자는 오전 4시 11분 오작동의 원인이 된 실내 습기를 환기하는 등 조치를 완료했다.

그러나 방재 담당자가 전체 동의 화재경보기 정지를 해제한 시각은 오전 4시 19분이었다. 최초 경보기를 정지시킨 시점으로부터는 13분이나 지났고, 화재를 발견한 옆집 주민이 119에 최초 신고한 오전 4시 17분보다도 2분이 지난 시점이다.

부산의 한 소방시설업체 관계자는 “중앙시스템을 통해 A동 13층의 화재경보를 확인했다면, 현장에 가서 확인할 때까지 시간이 걸리는 점을 감안해 혹시 실제 화재일 경우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화재경보기 정지를 서둘러 해제해 새벽 시간 잠든 피해자들이 대피할 수 있는 골든 타임을 확보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한 현직 소방관은 “B동에서 발생한 오작동에 대한 조치를 마무리한 오전 4시 11분에 즉시 경보기 정지를 해제했어야 했다”며 “법상 화재감지기와 경보기는 늘 정상 가동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정상 가동이 안 되는 상황에 대한 조치가 끝난 시점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소방관은 “방재 담당자가 방재실로 돌아와 A동의 화재경보를 확인한 시점에라도 경보기 정지를 해제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덧붙였다.

소방이 현장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4시 21분으로 이미 불이 크게 번져 있었다. 통상 화재는 발화 후 7분 정도가 지난 시점에 불이 가장 크게 번지는 최성기로, 최초 화재경보 시점(오전 4시 9분)으로부터 따지면 최성기를 이미 지난 시점이었다. 소방시설업체 관계자는 “앞선 오작동 조치 이후에도 또다시 오작동일 가능성이 있어 새벽 시간 주민들의 민원을 우려해 경보기 정지를 해제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며 “현장의 애로사항은 이해하지만, 가능한 빠른 시간 내에 경보장치를 정상 가동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아파트 측은 “당시 방재 담당자는 B동 화재경보기 오작동 처리에 매진하고 있었고, 물리적으로 즉시 경보기 정지를 해제하기는 힘들었다”고 해명했다.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 ,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당신을 위한 뉴스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