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북한, 송환 요청 없었다” 반박…‘탈북 어민 북송’ 전-현 정권 갈등 격화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김정은 초청 연관 터무니없어”
대통령실 “조사에 성실 협조를”

통일부는 지난 2019년 11월 판문점에서 탈북어민 2명을 북한으로 송환하던 당시 촬영한 사진을 12일 공개했다. 당시 정부는 북한 선원 2명이 동료 16명을 살해하고 탈북해 귀순 의사를 밝혔으나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추방했다. 사진은 탈북어민이 몸부림치며 북송을 거부하는 모습. 연합뉴스 통일부는 지난 2019년 11월 판문점에서 탈북어민 2명을 북한으로 송환하던 당시 촬영한 사진을 12일 공개했다. 당시 정부는 북한 선원 2명이 동료 16명을 살해하고 탈북해 귀순 의사를 밝혔으나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추방했다. 사진은 탈북어민이 몸부림치며 북송을 거부하는 모습. 연합뉴스

 ‘탈북 어민 북송 사건’을 둘러싼 전·현 정권의 갈등이 한층 격해지고 있다. 국정원과 검찰이 문재인 정부 때의 대북 관련 사안을 강도 높게 조사하고 있는 가운데 당시 핵심 위치에 있었던 정의용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반격에 나섰다. 그러자 대통령실도 곧바로 정 전 실장의 주장을 반박했다.

 정 전 실장은 17일 ‘흉악범 추방 사건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북한으로부터 먼저 이들 흉악범들을 송환해 달라는 요청을 받은 사실도 없었다”면서 “다만 추방할 경우 상대국의 인수 의사를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북측에 의사를 먼저 타진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 실장은 “더구나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초청을 위해 이들을 강제로 추방했다는 주장은 너무나 터무니없다”며 “북한이 송환을 바라는 탈북민들은 이런 파렴치하고 잔인한 흉악범들보다는 정치적 이유로 탈북했거나 귀순한 사람들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문재인 정부가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귀순 의사가 있는 탈북 어민들을 강제로 북송시켰다는 여권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정 전 실장은 여권의 특검과 국정조사 주장에 “법과 절차에 따라 국민 보호를 위해 최선의 결정을 했기 때문에 아무것도 거리낄 것이 없다”며 “현 정부가 기존의 판단을 어떤 이유로 또 어떤 과정을 통해 번복했는지도 특검과 국정조사에서 함께 밝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 실장의 입장문이 나오자 대통령실도 이날 오후 ‘탈북어민 강제북송 사건에 대한 대통령실 입장’을 발표했다. 최영범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야당과 지난 정부 관련자들이 해야 할 일은 정치 공세가 아니라 조사에 성실하게 협조해 국민 요구에 응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수석은 “제대로 된 조사도 없이 탈북 어민을 엽기적인 살인마라 규정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당연히 우리 정부기관이 우리 법 절차에 따라서 충분한 조사를 거쳐 결론 내렸어야 마땅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북송 어민들이)귀순 의사가 없었다는 것도 궤변이다. 그렇다면 자필로 쓴 귀순 의향서는 왜 무시했단 말이냐”며 “특히 이 사안 본질은 우리 법대로 처리해야 마땅할 탈북 어민을 북측이 원하는 대로 사지로 돌려보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정조사 필요성에 대해 최 수석은 “특검이나 국정조사는 여야가 합의하면 피할 이유가 없다. 다만 야당이 다수 의석을 믿고 진실을 호도할 수 있다고 믿는 건 아닌지 궁금하다”고 강조했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당신을 위한 뉴스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