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숲’ 상 받은 어린이대공원, 편백나무 집단 고사 위기
부산 부산진구 부산어린이대공원 산림욕장 편백나무 숲 일부 나무가 최근 누렇게 고사하고 있다. 독자 제공
부산 부산진구 부산어린이대공원 내 편백나무 숲의 나무 일부가 집단 고사 위기에 처했다. 부산시민의 사랑을 받는 명물 녹지공간인 만큼 대규모 수목 고사 위기를 막기 위한 실태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부산시 푸른도시가꾸기사업소에 따르면 지난 14일 사업소는 부산진구 초읍동 부산어린이대공원 산림욕장에 현장조사를 나가 고사 위기에 처한 편백나무 수십 그루를 확인했다. 고사한 나무가 있는 곳은 산림욕장의 청소년 체험공간이 있는 ‘활력숲’ 부근이다. 현재 이곳 편백나무 일부는 잎이 말라 갈색으로 변색하거나 껍질이 벗겨져 있다.
산림욕장 체험공간 ‘활력숲’ 일대
수령 20년 넘은 수십 그루서 확인
시민단체 “3개월 전부터 말라 죽어”
푸른도시가꾸기사업소 “자연 도태”
환경단체는 정확한 원인 분석 요구
시민단체 범시민금정산보존회는 이 같은 고사 현상이 3개월 전부터 갑작스럽게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현장을 확인한 범시민금정산보존회 유진철 부회장은 “평균 수령 20년이 넘는 편백나무 수십 그루가 같은 시기에 한꺼번에 말라 죽었다는 것은 이례적인 현상으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면서 “이번에 확인된 고사 현상을 시작으로 유사한 현상이 편백나무 숲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부산어린이대공원에는 약 10ha 규모의 편백나무 숲이 울창하게 조성돼 있다. 길이 3.5km 산길에 5만 그루의 편백나무, 삼나무, 소나무 등 다양한 수목이 우거져 있는 산림욕장으로서 국내외 관광객은 물론 부산시민에게 큰 사랑을 받는 녹지공간이다. 부산어린이대공원은 2017년 산림청이 주관한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아름다운 숲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부산 도심 한가운데 울창한 편백나무 숲을 조성해 도심 속 ‘허파’로 기능하도록 했다는 점을 높게 샀다. 이곳 편백나무 숲은 인근 지역보다 월등히 높은 농도(94.5mg/㎥)의 피톤치드를 내뿜는 것으로 알려졌다.
푸른도시가꾸기사업소 측은 현장조사 결과 편백나무 고사가 ‘자연 도태’ 현상이라고 주장한다. 숲에 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선 탓에 상대적으로 크기가 작은 나무들은 광합성을 하지 못해 자연적으로 고사한다는 것이다. 올해 유독 극심했던 가뭄의 영향도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업소 측은 곧 고사한 나무들을 솎아베기할 예정이다.
환경·시민단체는 고사 수목이 발생한 일대의 토양 시료 채취를 통한 정밀검사를 요구한다. 범시민금정산보존회 유 부회장은 “편백나무는 특성상 가뭄의 영향을 많이 받지 않을뿐더러 현장 일대에 물줄기가 있어 고사 현상을 가뭄으로 단정 짓기는 어렵다. 수십 년간 별다른 문제 없이 함께 자란 나무 중 일부가 갑자기 고사한 것도 문제다”고 말했다. 그는 “관광객이 많이 찾는 부산 대표 녹지공간인 만큼 철저한 수목 관리로 정확한 고사 원인을 진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산환경운동연합 민은주 사무처장은 “기후위기 시대에 도심 숲은 시민들에게 더욱 절실한 공간이 되고 있다”며 “어린이대공원 편백나무 숲 고사현상을 안이하게 넘기지 말고 원인을 정확하게 분석해야 하며 전반적인 부산시의 숲 관리 체계도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