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과학기술·경제성장’의 든든한 버팀목 UNIST…UNIST, 울산 어떻게 바꿨나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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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전국 최하위권 도시가 2021년 전국 5위에 올라
창업기업 66개의 가치 5380억 원…UNIST 연구분야 관련 기업 30% 증가

UNIST 학생들이 생체물질 연구에 필요한 광학장비를 살피고 있다. UNIST 제공 UNIST 학생들이 생체물질 연구에 필요한 광학장비를 살피고 있다. UNIST 제공
해수전지를 연구하는 연구실의 모습(샘플을 제작하고 데이터를 측정하는 장면). UNIST 제공 해수전지를 연구하는 연구실의 모습(샘플을 제작하고 데이터를 측정하는 장면). UNIST 제공

울산과학기술원(UNIST, 총장 이용훈)은 울산 발전에 얼마나 기여하고 있을까. UNIST 개교 이후 울산의 과학기술혁신과 고용, 창업기업 등의 효과를 평가한 자료가 나왔다.

이 자료에 따르면 UNIST는 울산의 과학기술혁신 역량을 전국 5위로 끌어올렸고, 울산에 새로운 일자리 2만 개 이상을 창출했으며, UNIST 연구 분야와 관련된 울산지역 기업 수도 30%가 늘어났다. 또 한 해 동안 울산지역에 4000억 원에 가까운 생산 및 부가가치 유발효과를 내고 있으며, 2020년까지 설립된 66개의 창업기업의 가치는 54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의 과학기술혁신 역량지수(R-COSTII) 15위→5위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에서 발간한 ‘2021년 지역 과학기술혁신 역량평가’에 따르면, 울산의 지역 과학기술혁신 역량지수((R-COSTII) 종합점수는 10.834점으로 전국 5위다. 2010년 전국 15위로 꼴찌 수준이던 울산이 상위권으로 껑충 뛰어오른 것. 보고서는 “울산의 종합순위 상승은 UNIST 설립 이후 지표 개선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울산은 2010년 6.195점을 받으며 16개 지자체 중 15위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2013년에는 전국 9위로 중위권에 오르고, 2017년부터는 5~6위를 오가며 상위권으로 순위가 상승했다. 보고서는 그 비결로 ‘이공계 박사 비중 지표(2013년 15위→2021년 5위)’를 꼽았다. 2013년은 UNIST가 석‧박사 등 연구인력 졸업생을 배출하기 시작한 시기다.

특히 울산이 강점을 보이는 지표인 ‘연구원 1인당 논문 수/피인용 수(3위)’와 ‘인구 1만 명당 논문/특허 수(4위)’, ‘동일 연령대 인구 대비 이공계 박사 졸업생 비중(5위)’ 등이다. 이 역시 UNIST의 국내 최고 수준의 연구력을 인정받고 있는 UNIST의 활동과 맞닿아 있다.

■2020년까지 총 6395건 특허 출원…창업기업 66개, 평가가치 5380억 원

UNIST는 2009년부터 2020년까지 총 6395건의 특허를 출원 또는 등록해 울산의 R-COSTII 평가지수를 끌어올렸다. 국내 특허는 5270건(출원 3398건, 등록 1872건), 해외특허는 1125건(출원 907건, 등록 218건)이다. UNIST의 특허 실적은 울산지역의 다른 기관을 압도하는 수준이다. 지식재산통계서비스에 따르면, 2019년 울산지역 특허 실적에서 UNIST는 388건으로 2·3·4위 기관을 합한 것보다 많다.

특허뿐 아니라 기술이전이나 창업 실적도 뛰어나다. 2009년부터 2020년까지 기술이전 실적은 130건에 이르며, 이를 금액으로 평가하면 101억 8200만 원이다. 이 기간에 창업한 기업은 66개이며, 이들의 평가 가치는 5380억 원에 이른다. 이들 창업기업이 고용한 사람은 2020년 기준으로 620명이며, 매출총액은 597억 원이다.


최은미 UNIST 전기전자공학과 교수(오른쪽 두 번째)가 학생들과 함께 데이터 분석 결과를 보고 있다. UNIST 제공 최은미 UNIST 전기전자공학과 교수(오른쪽 두 번째)가 학생들과 함께 데이터 분석 결과를 보고 있다. UNIST 제공

UNIST 전경. UNIT 제공 UNIST 전경. UNIT 제공

■UNIST 없었다면 일자리 2만 1835개도 없었다

UNIST 설립은 울주군 일자리 창출에도 힘을 보탰다. 이종관 이화여대 교수가 2021년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UNIST 개교부터 2016년 사이 UNIST 연구 분야와 밀접하게 관련된 산업에서는 기업 수가 30% 늘었다. 반면 UNIST 연구 분야와 연관성이 낮은 산업에서는 기업 수의 유의미한 변동이 없었다. UNIST 설립으로 지역에 새로운 기업이 생기고 일자리가 만들어진 것이다.

앞서 이 교수가 2018년에 발표한 ‘대학교 캠퍼스가 지역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KDI 정책연구시리즈)’에는 UNIST 설립에 따른 새로운 일자리를 2만 1835개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UNIST 설립으로 인한 제조업 고용창출 효과가 컸으며, 지역 내 수요 증가로 서비스업 고용도 더불어 증가했다는 게 보고서의 분석이다.

■2020년 생산 유발 2598억 원…부가가치 유발 1205억 원

2020년 한 해 동안 UNIST가 직접 지출한 운영비 3106억 원을 통해 경제적 파급효과를 분석한 결과도 나왔다. 이에 따르면 UNIST는 울산시에 2598억 원의 생산유발효과와 1205억 원의 부가가치유발효과를 가져왔다. 고용유발효과는 1919명으로 분석됐다. 이 결과는 UNIST 경영과학부의 이사야 교수팀이 개발한 ‘경제적 파급효과 분석도구(TIMPAL, Tool for Economic Impact Anlysis)’를 통해 얻었다.

TIMPAL은 투입산출모형과 한국은행이 발간한 지역산업연관표를 기반으로 UNIST의 교육 및 연구 관련 연간지출액이 국가 및 지역경제에 미치는 생산, 부가가치, 고용 등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도출하는 도구다. 이에 따르면 UNIST의 전국적인 생산유발효과는 5613억 원이고, 부가가치유발효과는 2492억 원, 고용유발효과는 4905명으로 분석됐다.

■2021년 지역인재 70명 선발…연 28억 원 역외소비 방지

UNIST의 지역인재전형 확대는 울산지역의 역외소비 방지에 기여하고 있다. 타 지역 대학에 입학할 경우 1인당 연 4000만 원의 소비가 발생한다고 추정되는데, 이를 울산지역 소비로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UNIST가 2021년 선발한 울산지역 인재는 70명이며, 이를 통해 방지되는 역외소비는 28억 원 정도로 산출된다.

전국에서 유치한 학생들은 학사 4년, 석사 2년, 박사 4년 등 짧게는 2년 길게는 10년 이상 울산에 거주하며 활동한다. 이에 따른 소비 등은 울산 경제에 직‧간접적으로 기여한다.

한편, 2020년 UNIST 졸업생 908명의 미래수입가치는 5750억 원으로 분석되며, 2012년부터 2020년까지 UNIST 졸업생 총 5646명의 미래수입가치 추정액은 3조 5418억 원에 달한다.

이용훈 UNIST 총장은 “앞으로도 울산지역에서 보내준 성원에 보답할 수 있도록 지역의 과학기술혁신 역량을 더욱 키우고, 고용창출이나 창업 등을 통해 경제적으로도 좋은 영향력을 주는 기관이 되겠다”고 밝혔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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