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윤핵관도 ‘핵분열’… 중심 못 잡는 집권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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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왼쪽)과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오찬 회동을 한 뒤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왼쪽)과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오찬 회동을 한 뒤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이 내부 권력다툼의 격랑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소위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과의 극심한 갈등 끝에 ‘6개월 당원권 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은 이준석 대표는 기사회생을 암중모색 중이고, 차기 당권 주자로 꼽히는 김기현·안철수 의원은 공부 모임 등 세 과시에 여념이 없는 듯하다. 그 와중에 윤핵관의 두 축인 권성동 대표직무대행과 장제원 의원 간에 최근 심상찮은 분열 양상까지 보인다. 대통령실 사적 채용 논란을 둘러싼 권 대행의 대응 방식에 대해 장 의원이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이전에도 당 지도체제 문제로 심심찮게 부딪혔던 두 사람이라 향후 파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국민의힘, 권력다툼으로 내분

‘민생에 무한 책임’ 잊지 말아야


권력다툼은 정당 정치에서 으레 있는 일이지만 국민의힘에서는 그 양상이 너무 이르고 그로 인해 집권여당으로서 제 역할을 못 하는 점이 문제다. 통상 집권 직후 여당은 정부와 함께 국민 앞에 제시한 국정 철학과 비전의 실천에 매진하는 모습을 보여 주려 노력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겨우 집권 두 달 지난 국민의힘에서는 그런 모습을 찾을 수 없다. 독선적 인사와 비선 논란, 친인척 채용 등 비판에 직면한 사안에 대통령과 함께 이전 정부 운운하며 책임을 회피할 뿐이다. 객관적 사실을 공개하고 국민적 판단에 맡기면 될 ‘탈북 어민 북송’ 같은 사안도 여론몰이로 활용하려는 인상이 짙다. 민생은 관심 밖인 것처럼 보인다.

그런 국민의힘 행태가 국민의 눈에 곱게 보일 리 없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근래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추세다. 18일 발표된 조사에서는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에게 오차범위 밖으로 역전당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과 궤를 같이한다. 윤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가 30%대 초반까지 떨어졌고 부정 평가는 60%대를 넘어섰다는 조사 결과가 최근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국민의힘이 지난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지 한 달 겨우 지난 점을 고려하면 이런 현상은 대단히 이례적이다. 권력다툼으로 중심을 못 잡는 여당에 보내는 민심의 엄중한 경고인 것이다.

세계적 경제위기 속에서 민생이 직격탄을 맞고 있는 위급한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집권여당으로서 민생을 돌보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러나 지금처럼 권력다툼으로 사분오열하는 모습은 국민으로 하여금 그런 기대를 접게 만들 뿐이다. 기실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의 승리 이후 국민의힘에게 민생은 뒷전이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민생 관련 입법을 위해서는 야당과의 협치가 필수적인데도 국민의힘은 국회에서 원조차 구성하지 못하고, 정부의 국정운영의 동력을 마련하는 데도 역할을 하지 못했다. 국민의 지지를 업고 집권한 여당은 민생에 무한대의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에서 이는 대단히 실망스러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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