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재무장관 “필요 땐 유동성 공급 장치 등 협력 방안 실행”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19일 서울 종로구 한 사찰음식점에서 여성기업가들을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과 만나 외환시장 협력을 논의하고 ‘한미 양국이 필요 시 유동성 공급장치 등 다양한 협력방안을 실행할 여력이 있다’는 데에 의견을 모았다. 한국은 한미 통화스와프 등의 방식으로 환율 안정이 시급한 상황에서 미국이 한국의 위기상황 때 돕겠다는 뜻을 완곡히 밝힌 것이다.
옐런 장관은 한국에 러시아 원유 가격상한제 실시 필요성을 강조하며 한국이 동참해줄 것을 요청했다. 추 부총리는 “한국도 가격상한제 도입 취지에 공감하며 동참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추경호·재닛 옐런 회동·논의
미, 통화스와프 도입 완곡 표현
러산 원유 가격상한제 필요 공감
복합위기, 전략적 협력 방안도
추 부총리는 19일 방한한 옐런 재무장관과 한미 재무장관 회의를 갖고 이같은 내용을 논의했다. 지난 1월 취임한 옐런 장관은 미국 재무장관으로선 2016년 이후 처음 한국을 찾았다.
우리나라로서는 급등하는 환율을 안정시키기 위해 미국과의 협력이 절실한 과제이다. 미국 역시 한국과 함께 안정된 글로벌 공급망을 구축하고, 특히 러시아 원유 가격상한제 동참을 위해 협력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양국 장관은 먼저 공급망 교란, 인플레이션 심화 등 양국이 직면한 복합위기 상황을 감안할 때 전략적 경제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특히 러시아 원유 가격상한제와 관련해 옐런 장관은 한국이 적극적으로 동참해 줄 것을 요청했다. 추 부총리는 동참 의사를 밝히며 “가격상한제가 국제유가 및 소비자물가 안정에 기여할 수 있도록 효과적으로 설계돼야 한다”고 말했다. 옐런 장관은 향후 구체적인 제도 설계에 한국도 적극 참여하길 희망한다고 답했다.
이어 양국 장관은 최근 외환시장과 관련해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증가했으나, 외환건전성 제도 등에 힘입어 한국 내 외화유동성은 과거 위기 시와 달리 양호하고 안정적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추 부총리는 “현재 한국의 외화유동성은 안정적인 상황이지만, 글로벌 유동성의 급변동이나 역내 경제 안보 위험요인에 유의하며 유사시에 대비해 컨틴전시 플랜을 면밀히 재정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두 장관은 외환시장에 관해 긴밀한 협의를 계속하고 외환 이슈에 대해 선제적으로 협력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또 두 사람은 한미 양국이 필요 시 유동성 공급장치 등 다양한 협력방안을 실행할 여력이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고 기재부가 밝혔다.
앞서 옐런 장관은 서울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를 찾은 뒤 “파트너와 동맹국간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을 도입해 물가인상을 극복하고 경제성장을 이루자”며 “한국과 미국의 가정을 물가 인상으로부터 보호하고 지정학적·경제학적 리스크를 관리하며 제품 생산은 원활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옐런 장관은 “중국은 특정 재료와 물질의 제조 환경에서 지배적 힘을 확보하려 하고 있고 이를 위해 불합리한 시장 질서를 도입하고 있다”며 “중국과 같은 독단적 국가들이 특정 제품과 물질에 대해 지배적 지위를 확보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옐런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도 예방했다. 윤 대통령은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다양한 방식의 협력 방안을 한미 당국 간 깊이 있게 논의해달라”고 말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