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은 구설, 이준석은 장외에만…‘사령탑 리스크’ 탈출구 안보이는 與
국민의힘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 정부 출범 70여 일 만에 집권 여당이 흔들리고 있다. 국민의힘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20일 ‘대통령실 사적채용 해명 논란’에 “청년 여러분께 상처를 주었다면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지만 악화된 여론을 수습하기에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같은 상황에 이준석 대표는 ‘장외 여론전’만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당내에선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 동반 하락세가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권 원내대표는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최근 대통령실 채용과 관련한 저의 발언에 대해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소위 ‘사적채용’ 논란에 대해 국민께 제대로 설명드리는 것이 우선이었음에도, 저의 표현으로 논란이 커진 것은 전적으로 저의 불찰이다”고 전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어 “초심으로 경청하겠다. 설명이 부족했던 부분은 끊임없이 말씀드리겠다”며 “앞으로 국민의 우려가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세에 더해 국민의힘 새로운 핵심 지지층으로 급부상한 2030세대를 중심으로 반발 여론이 거세지자 결국 공식 사과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윤 대통령의 지인인 우 모 씨의 아들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에 9급 행정요원으로 근무 중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사적채용’ 논란이 일었다. 여기에 권 원내대표가 본인이 우 씨를 추천했다며 “높은 자리도 아니고 행정요원 9급으로 들어갔다”, “최저임금보다 조금 더, 한 10만 원 더 받는다. 내가 미안하더라. 최저임금 받고 서울에서 어떻게 사느냐, 강릉 촌놈이” 등의 해명을 내놓으며 파장은 더욱 커졌다.
하지만 권 원내대표의 사과에도 청년층 여론은 여전히 들끓고 있는 상황이다. 2030세대가 주를 이루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권 원내대표의 사과에 대해 “이미 늦었다”, “공무원 합격은 권선동” 등 그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계속되고 있다.
이처럼 2030세대의 국민의힘 이탈 기류가 감지되고 있지만 청년층의 지지를 받는 이 대표는 전국을 떠돌며 외부 행보만을 이어가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16일 창원, 17일 부산에 이어 19일에는 강원도 춘천에서 청년 지지자들과 만남을 가졌다. 표면상으로는 2030 지지층 잡기다. 하지만 당 중앙윤리위원회의 징계 결정 이후 국민의힘 내부에선 지도 체제를 두고 각종 이견이 분출, 혼란이 계속되자 외부 행보를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의도란 관측이 나온다.
이처럼 국민의힘 전현직 사령탑으로 인해 ‘빨간불’이 들어오면서 당내에선 새로운 출구를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출한다.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의원 공부모임 ‘혁신24 새로운미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지지율 날이 갈수록 떨어지고 국정 동력도 점점 약해지고 있다”며 “당내 여러 어려운 상황에 대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한 초선 의원은 “국내외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 여당에서 이같은 혼란이 불거지고 있다는 점이 심히 우려스럽다”며 “대통령께서 ‘선거 때 선거운동을 하면서도 지지율은 별로 유념치 않았다’고 말씀하셨지만 당에서는 어떤 형태로든 이 (위기)상황이 길어지지 않도록 반전 계기를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