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도 40도 넘었다… 역대 최강 폭염에 불타는 유럽
유럽이 사상 최악의 폭염과 산불로 몸살을 앓고 있다. 19일(현지시간) 프랑스 르발루아의 낮 기온이 40도까지 치솟아 있다. EPA연합뉴스
살인적인 폭염과 그칠 줄 모르는 화마로 유럽이 불타고 있다. 영국과 프랑스 곳곳에서는 역대 최고 기온을 갈아치우는 등 이상기후 현상이 계속되며 피해가 속출한다.
영국 40.3도로 역사상 최고 기록
프랑스도 64개 지역서 기록 경신
철로 휘고 포장도로 녹아내려
그리스·이탈리아 등은 산불 덮쳐
영국 기상청은 19일(현지시간) 링컨셔주의 코닝스비 지역 기온이 이날 오후 4시 기준 40.3도를 보이며 영국 역사상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런던의 세인트 제임스 파크와 히스로는 40.2도, 큐 가든은 40.1도를 나타냈다. 이전 영국 최고 기온은 2019년 케임브리지의 38.7도였다. 기상청에 따르면 34개 관측지점에서 최고 기온을 갈아치운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도 64개 지역에서 최고 기온을 경신했다. 파리는 이날 오후 3시 기준 40.1도를 기록해 150년 기상 관측 역사상 세 번째로 더운 날씨를 보였다. 지난 2019년 7월 25일에 관측된 42.6도가 역대 최고 기온이다.
유럽이 사상 최악의 폭염과 산불로 몸살을 앓고 있다. 19일(현지시간) 그리스 아테네 인근에서 발생한 산불. 로이터연합뉴스
연일 폭염으로 피해도 속출한다. 영국은 비상사태가 선포됨에 따라 다수의 학교가 휴교했고 철도와 지하철 운행도 대거 취소·축소됐다. 철로가 휘고 포장 도로가 녹아내리는 현상도 이어졌다. 고압 전력선이 늘어지면서 전철 운행이 갑자기 중단되기도 했다. 특히 영국은 그간 온화한 날씨로 냉방 시설이 부족한 곳이 많아 피해가 컸다. 지난해 영국 기업에너지전략부 보고서에 따르면 에어컨이 있는 영국 가구는 전체의 5% 미만이고, 지하철도 에어컨 없는 노선이 많다.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포르투갈에서는 지난 7일부터 18일까지 폭염에 의한 사망자가 1063명으로 집계됐다. 카를로스 3세 보건 연구소에 따르면 스페인에서도 10~17일 열 관련 사망자가 678명으로 나타났다. 노약자와 기저질환자들의 피해가 컸다. 지난주 스페인은 45.7도, 포르투갈은 47도까지 기온이 올라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산불 사태도 ‘도미노’처럼 계속된다. 그리스 아테네에서 27km 떨어진 펜텔리 지역에서는 대형 산불이 발생해 80여 명의 소방인력과 30여 대의 소방 항공기가 긴급 투입됐다. 폭염과 가뭄에 시달리는 이탈리아도 로마 인근, 토스카나, 트리에스테 등에서 크고 작은 산불이 보고되고 있다. 와인 산지로 유명한 보르도를 품고 있는 프랑스 지롱드에서는 지난주 시작된 산불로 2만 ha(200k㎡)에 달하는 숲이 불에 탔다. 스페인 남부 미하스 일부 지역도 잿더미로 변한 상황이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유럽의 이같은 이상 기온이 다음 주 중반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중동, 아시아 등도 폭염에 끓고 있다. 미국 국립기상청 기상학자 리처드 밴은 오클라호마, 텍사스 등 14개 도시에서 폭염 일수가 경신될 것으로 봤다. 중국도 올여름 불볕더위가 계속되면서 전력 피크가 사상 최고인 13억 kWh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는 낮 최고 기온이 이날 50도를 웃돌았다.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급격한 기후변화가 폭염의 잔혹성을 키웠다고 진단한다. 로이터통신은 “환경 전문가들이 10년간 기상 관측 자료와 관련 프로그램을 통해 인과 관계를 살핀 결과 기후변화가 폭염을 부르는 ‘열풍’ 발생 가능성을 꾸준히 높이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보도했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