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수주 늘고 호황” vs “협력사별 경영 상황 달라”…긴박한 거제 대우조선
20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교육원에서 ‘대우조선해양 원청 사용자 책임 부정’ 관련 학계와 노동법률가 단체의 긴급 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일 시작된 대우조선해양 하청노조 파업에는 원·하청 관계, 조선업 업황, 국책은행 채권단 관리 체제, 지역사회 이해관계 등 다양한 문제가 얽혀 있다. 단순히 하청 노사 간 대화로 풀릴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는 뜻이다.
갈등구조가 복잡하게 얽혀 있긴 하지만 가장 큰 쟁점은 역시 임금 인상폭이다. 노조는 당초 ‘30% 인상안’을 들고나왔다. 숫자만 보면 과도한 요구로 보일 수 있지만, 노조 측은 임금 인상이 아니라 임금 회복이라는 입장이었다. 조선업이 극심한 불황에 빠졌던 2015년 이후 하청노동자 임금이 30%나 삭감됐는데, 지난해부터 다시 조선업 수주가 늘고 호황이 찾아온 만큼 임금 수준을 원상 회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시 금속노조는 “임금이 30% 인상돼도 원청 임금에 비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며 “노동자의 저임금을 경쟁력으로 삼으려는 조선업의 뿌리 깊은 구조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다 조선하청노조는 현재 임금인상 요구폭을 기존의 ‘30%’에서 대폭 낮춘 ‘10%대’를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0%에서 10%대로 줄어든 임금인상 요구폭만 놓고 보면 협상이 가능한 범위로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1만 1000명에 달하는 전체 협력사 소속 직원들 대부분의 올해 임금 인상폭이 4.5~7.5%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협상에 나선 협력사 대표들은 노조의 요구를 일괄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협력사별로 경영 상황이나 고용 조건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노조 조합원의 소속사로 협상 테이블에 나선 협력사 대표들이 노조 조합원이 없는 다른 협력사에 양측 합의를 수용하라고 요구할 수도 없다. 조선하청노조에 가입한 조합원들이 한 명이라도 속한 협력사는 총 22개로, 대우조선해양의 전체 협력사 약 100개의 25% 미만이다. 노조 조합원은 350여 명 정도인데 이는 대우조선해양 전체 협력사 직원 1만 1000명의 3%를 조금 넘고, 조합원이 속한 22개사의 총 직원수 2800여 명의 15% 수준이다.
이와 함께 노조는 옥포조선소 1번 독(dock) 불법점거 등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을 면할 수 있게 해 달라는 요구도 제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해양은 조선하청노조를 업무방해죄로 고소하고, 독 점거로 발생한 피해에 대해 손해배상청구 절차를 진행 중이다.
노조는 불법 점거를 금지한 법원의 판결에 따라 하루 300만 원씩 대우조선 측에 물어줘야 한다. 앞서 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 민사2부(재판장 한경근)는 지난 15일 대우조선이 독 점거 농성 중인 유최안(40) 조선하청지회 부지회장을 상대로 낸 집회·시위 금지 가처분 신청 사건에서 노조가 1번 독 반경 100m 안에서 독 출입을 막는 행위, 파업 등에 참여하지 않는 근로자가 일하는 것을 막는 행위 등을 금지하고, 이를 어기면 노조가 하루 300만 원씩 회사 측에 지급하라고 명령한 바 있다.
이주환 선임기자 jhwa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