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 사유화 대가 치를 것” 박홍근, 대통령에 경고장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20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사적 채용, 측근 불공정 인사 등으로 드러나는 대통령 권력의 사유화는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된다”며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경고장을 날렸다.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

“대통령실 문고리 육상시”

국힘 “169석 민주당 오만”

연설의 절반가량을 윤석열 정부의 실정을 조목조목 지적하는 데 썼다. ‘지인 채용’ 논란은 물론 장관 후보자들의 잇따른 낙마, 검찰 출신의 요직 배치, 김건희 여사 관련 논란 등을 소환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대통령 가족과 친인척, 측근 비리는 정권뿐 아니라 나라의 불행까지 초래한다”며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의 공적 시스템을 무력화한 비선 실세 최순실의 국정 농단은 헌정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민심을 향해 다시 한번 권력에 대한 준엄한 감시와 평가를 촉구한 셈이다.

대통령실 ‘사적 채용’ 논란과 검찰 출신에 편중된 인사 문제 등을 두고 “박근혜 정부 청와대의 ‘문고리 삼인방’에 빗대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은 이른바 검찰 출신 ‘문고리 육상시’에 장악되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며 “법무부, 행안부, 국정원 등 권력기관 정점에 한동훈, 이상민, 조상준 등 핵심 측근을 임명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을 마침내 검찰공화국으로 만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건희 여사를 향해서는 “조용히 내조만 하겠다던’ 대통령의 부인이 대통령도 어쩌지 못하는 권력의 실세라는 말까지 나와서야 되겠느냐”고 지적했다.

박 원내대표는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민생”이라며 ‘민생’만 17번 외치며 거대 야당의 존재감을 보이겠다고 약속했다. 서민·중산층 지원 예산 증액을 비롯해 유류세 대폭 인하, 근로자 식비 비과세 한도 인상 등의 민생안정 대책 추진을 거론했다. 그러면서도 박 원내대표는 “원내 제1당인 민주당은 경제와 민생을 제대로 챙기는 일이라면 (정부·여당에)초당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목에는 본회의장에서 박수도 나왔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함께한 민주당 정부 5년에 대한 겸허한 반성의 태도를 보였다. 그러면서 민주당을 ‘진보적 대중정당’으로 규정, 평등법의 사회적 공론화, 국가 균형발전 추진 의지 등을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법인세 감세로 국가 재정이 축소되는 일은 반드시 막아내겠다”며 세제 문제에 대해서는 여권과 차별화를 시도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내로남불” “협치 의지 부족”이라며 이날 대표연설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특히 탄핵을 언급한 데 대해 발끈했다. 국민의힘 허은아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169명의 거대 의석을 무기로 언제든 탄핵을 시킬 수 있다는 오만함을 느꼈다”며 “협치의 의지가 있는지 묻고 싶다”고 밝혔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