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경영혁신 전조?… 캠코, 특정 직렬 채용 ‘0명’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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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코의 2022년 신입직원 금융일반(법) 직렬 채용에서 공고와 달리 한 명의 합격자도 나오지 않았다. 캠코 본사가 있는 남구 문현동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전경. 부산일보DB 캠코의 2022년 신입직원 금융일반(법) 직렬 채용에서 공고와 달리 한 명의 합격자도 나오지 않았다. 캠코 본사가 있는 남구 문현동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전경. 부산일보DB

부산에 본사를 둔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가 최근 신입직원 채용에서 특정 직렬 응시자들을 모두 탈락시켰다. 캠코는 응시자 모두가 최종 면접에서 과락 점수를 받아 탈락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의 공공기관 구조조정 방침을 염두에 둔 결과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심의 눈길도 있다.

11명 면접 응한 금융일반 직렬 신입

6명 선발 공고 내고 전원 불합격

“공기업 문 닫히는 소리인가요”

직장인 커뮤니티 ‘부글부글’

캠코 “11명 모두 면접 점수 과락”

구조조정 연관성 강력 부인

20일 캠코에 따르면 지난 13일 2022년 신입직원 최종 합격자 발표에서 금융일반(법) 직렬 최종 면접 응시자 11명 전원이 탈락했다. 캠코는 2022년도 신입직원 채용 공고에서 5급 대졸 직급으로 금융일반(경영) 금융일반(경제) 금융일반(법) 건축 IT 직렬에서 70명, 6급 고졸 직급으로 금융일반 직렬 7명을 뽑아 신입직원 총 77명을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금융일반(법) 직렬에서 6명을 뽑겠다고 한 당초 공고와 달리, 이 직렬에서 실제로는 아무도 합격하지 못했다. 이 직렬에는 모두 271명이 응시해 11명이 최종 면접에 올랐지만, 캠코는 이들 전원에게 불합격 통지했다. 최종 면접에서 응시자 전원이 점수 과락 기준(40점)을 미달했다는 이유에서다.


캠코의 2022년 신입직원 금융일반(법) 직렬 채용에서 공고와 달리 한 명의 합격자도 나오지 않았다. 온라인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 캡처. 부산일보DB 캠코의 2022년 신입직원 금융일반(법) 직렬 채용에서 공고와 달리 한 명의 합격자도 나오지 않았다. 온라인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 캡처. 부산일보DB

인성면접인 최종 면접까지 가기 위해서는 서류심사, 필기평가, 1차 면접(심층면접, PT면접, 상황면접) 전형을 통과해 선발돼야 한다. 최종 면접에서는 인성·태도(40점), 기본역량(40점), 공직적격성(20점)을 평가 기준으로, 내·외부 면접위원이 질문을 통해 응시자의 역량을 확인한다.

캠코 금융일반(법) 직렬에 지원했다 최종 불합격 소식을 받은 한 지원자는 허탈감을 드러낸다. 익명을 요구한 그는 “실력 부족에 대해서는 받아들여야 하겠지만, 법 직렬에 지원한 271명 중에서 정말 단 한 명이라도 채용할 사람이 없었는지 궁금하다”며 “최종 면접 점수가 과락 기준을 미달해 탈락했다는 구두 설명을 들었는데, 불합격 통지서에는 ‘제한된 인원 때문에 불합격 처리를 하게 됐다’는 식으로 불합격 사유가 표현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금융공기업 중에서도 입사 시험 난도가 높은 것으로 유명한 캠코에 취직하기 위해 1년 가까이 집중적으로 준비해 왔는데, 공교롭게도 법 직렬에서만 아무도 뽑지 않아 ‘다른 이유가 있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궁금증을 드러냈다.

캠코가 채용공고를 내고도 응시자 전원을 탈락시킨 전례는 없다. 2020년 캠코는 법 직렬 응시자 335명 중 7명을 선발하고, 2021년에는 283명의 지원자 가운데 6명을 뽑았다.

이 같은 채용 결과가 나오자 일부에선 현 정부의 공공기관 구조조정 방침을 염두에 둔 결과라는 의혹을 제기한다. 온라인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 한 이용자는 “이번에 캠코 법학 11명 면접 0명 합격 실화인가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그는 “11명 모두 면접 과락 떴다고… 그중에 한 분은 변호사 자격증 있었는데 과락이라고 하네요”라며 “이게 공기업 문 닫히는 소리인가요”라고 우려를 드러냈다. 또 다른 이용자들은 “내 생각엔 99프로 정부 입김 들어갔어” “저번에 캠코 현직자가 자세히는 말 못 해주는데 내부 사정으로 안 뽑은 거라고 하던데” 등 최근 정부의 공공기관 긴축경영 기조를 의식하는 듯한 댓글을 달기도 했다.

캠코는 응시생이 느낄 허탈감에 대해 공감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최종 면접에 오른 지원자들이 과락 점수를 받아 탈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캠코는 각 면접 단계에서 지원자가 총 만점(100점)의 40% 미만 점수를 득점할 경우 전형배수에 관계 없이 불합격 처리한다고 설명했다. 또 일부에서 제기되는 공공기관 구조조정과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캠코 측은 “면접 결과, 대상자들이 일반적인 법률 지식은 갖췄으나 안타깝게도 공사 직무에 적합한 인재는 아닌 것으로 내·외부 위원들이 평가함에 따라 최종 합격자가 없었다”면서 “공공기관 구조조정과 이번 채용 결과는 전혀 무관하고, 엄격하게 관리되는 채용절차상 임의로 전원을 탈락시킬 수는 없다”고 말했다.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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