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롯데마트 금정점 부지 ‘역세권 지구 개발’ 첫 적용

송지연 기자 sj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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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금정구 옛 롯데마트 금정점. 정종회 기자 jjh@ 부산 금정구 옛 롯데마트 금정점. 정종회 기자 jjh@

부산에서 처음으로 ‘역세권 지구단위계획’을 적용한 주상복합건물이 들어선다. 역세권 주변 용적률을 상향해, 개발 이익만큼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공공임대주택을 짓는 방식이 적용된다. 직주근접이 가능한 양질의 공공 주택을 공급하기 위한 것으로, 박형준 시장의 주요 공약인 ‘15분 도시’ 정책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용적률 상향+공공주택’ 방식

372세대 중 40세대 기부채납

청년·신혼부부 임대주택 활용

부산시, 다음 주 주민공람 절차

부산시는 옛 롯데마트 금정점 부지(금정구 부곡동 223-1번지 일대)를 ‘역세권 복합용도개발형 지구단위계획 구역’으로 지정해, 다음 주부터 보름간 주민공람 절차를 거칠 예정이라고 20일 밝혔다.

해당 개발 사업은 지난달 말 부산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 지난해 국토계획법과 부산시 지침 개정으로 마련된 역세권 복합용도개발형 지구단위계획이 부산에서 적용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역세권 복합용도개발형 지구단위계획(이하 ‘역세권 지구단위계획’)은 역세권(역사 중심으로 350~500m 내)에 일정 기준을 갖춘 부지의 용적률을 1.4배 늘려 주고, 용적률 완화에 따른 토지가치 상승분의 90% 이상을 공공임대주택으로 조성하는 계획이다. 지구단위계획 구역의 면적은 3000~1만㎡ 규모이며, 간선도로에 구역의 8분의 1이상이 접해야 적용 가능하다. 역세권 지구단위계획으로 지정되면 용적률은 기존 400~560%에서 최고 672%까지 상향된다.

‘부산 1호’ 역세권 지구단위계획의 대상 부지는 8115.2㎡ 규모로, 용적률 671.9%를 적용해 지하 5층~지상 45층 규모의 주상복합건물이 들어선다. 2019년 지역건설업체인 우성종합건설이 롯데마트 금정점 부지를 매입해 주상복합건물로 추진해 왔다. 전체 372세대 중 40세대가 부산시에 기부채납되며, 40세대는 아파트 59㎡(24평형)타입으로 조성된다. 부산시는 기부채납 받은 주택을 IT 직종에 근무하는 청년이나 신혼부부 등을 대상으로 임대할 예정이다.

부산시는 역세권역 고밀도 개발을 통해 15분 생활권 내에 학교와 문화시설 등을 누릴 수 있는 ‘15분 도시’ 사업을 펼치고 있다. 대저콤팩트시티 조성과 62개 생활권역 지정이 대표적이다.

시는 이와 함께 ‘희망더함 아파트’ 사업도 추진 중이다. 희망더함 아파트 사업은 민간 사업자가 전체 세대의 51%를 민간임대로 전환할 경우, 용적률 완화와 금융 지원 등의 혜택을 주는 정책이다. 부산시는 관련 규정을 개정해 내달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부산시의 역세권 고밀도 개발이 가시화되면서 업계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용적률 상향 조정으로 사업성이 높아지긴 하지만, 최근 원자재 가격이 워낙 오른 데다 고분양가심사도 받아야 해서 선뜻 사업에 나서기는 쉽지 않다”고 전했다.

영산대 부동산대학원 서성수 원장은 “청년과 신혼부부 등 주거취약자에게 저렴한 주택을 공급한다는 취지는 좋지만, 부동산 경기가 꺾이는 시점이어서 공급량을 세밀하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송지연 기자 sj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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