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 만하면 ‘쿵’… 아파트 곳곳 낙하물 ‘불안’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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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하구 다대동 25년 된 아파트
옥상·베란다 콘크리트 조각 탈락
올해 수차례 추락에 차량 파손도
안전 B등급 재건축 필수 아니지만
보수 공사 지연에 주민 안전 우려

올 2월 21일 부산 사하구 다대동 한 아파트 19층 베란다 하부에서 콘크리트 조각이 떨어져 지상에 주차된 차량의 지붕과 뒷유리가 파손됐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제공 올 2월 21일 부산 사하구 다대동 한 아파트 19층 베란다 하부에서 콘크리트 조각이 떨어져 지상에 주차된 차량의 지붕과 뒷유리가 파손됐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제공

부산 사하구의 한 대단지 아파트 건물 곳곳에서 콘크리트 조각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아찔한 사고가 수개월째 이어져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장마철 더 큰 사고로 이어지지 않으려면 안전 조치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사하구 다대동의 A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최근 A 아파트의 옥상 난간과 베란다 하부 등에서 콘크리트 조각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2900여 세대 규모의 A 아파트는 지은 지 25년이 넘었다.

A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올 2월 21일 오전 11시 40분께 이 아파트 한 동 19층 베란다 하부에서 콘크리트 조각이 떨어져 지상에 주차된 주민의 차량을 덮쳤다고 밝혔다. 이 사고로 차량의 지붕과 뒷유리가 파손돼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차주에게 수백만 원을 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 5월과 이달 초에도 각기 다른 동 아파트 옥상 난간에서 콘크리트 조각이 1층 화단으로 떨어지는 일이 있었다고 관리사무소는 밝혔다. 아파트 관리소장은 “이외에도 한두 군데가 아닌 여러 동에서 콘크리트 탈락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라고 말했다.

자칫 인명 피해를 불러올 수 있는 콘크리트 조각 추락 사고가 수개월째 반복되고 있지만 현재까지 이뤄진 안전조치는 없다. 아파트 관리사무소와 입주자대표회의는 옥상이나 외벽에서 콘크리트가 탈락하는 원인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사하구청은 사고 이후 피해 민원을 접수하고 현장을 점검했지만, 행정지도와 수시 점검 외에는 취할 수 있는 조치가 없다고 밝혔다. 공동주택관리법에 따르면 아파트 안전 관리 주체는 관리사무소와 입주자대표회의로, 이들은 안전 문제가 일어날 우려가 있다면 해당 건축물을 수리하는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구청에 따르면 A 아파트는 안전점검 결과 B 등급으로, 긴급한 보수·보강이나 재건축이 필요한 상황은 아니다.


부산 사하구 다대동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정기안전점검을 실시해 아파트 옥상 난간에 있던 콘크리트 조각들이 아파트 화단으로 떨어진 것을 확인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제공 부산 사하구 다대동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정기안전점검을 실시해 아파트 옥상 난간에 있던 콘크리트 조각들이 아파트 화단으로 떨어진 것을 확인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제공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올 2월 차량 파손 사고 이후 입주자대표회의에 주민 안전 대책 수립을 요청했지만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라며 “지난달 아파트 정기 안전점검에서도 누수, 균열 등 보수가 필요한 문제들이 많아 입주자대표회의 측에서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라고 말했다.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안전 조치를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는 입장이다.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측은 “주민 안전을 위해 당연히 보수 공사를 할 생각이다”라며 “억대 공사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돼 현재 예산을 확보하는 중이며 태풍이 오기 전 관리사무소 등과 협의해 아파트 외벽과 베란다 콘크리트 탈락, 누수 문제 등을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일피일 보수 공사가 미뤄지면서 피해는 오롯이 주민 몫이 됐다. 아파트 주민 조 모(37) 씨는 “사람이 지나다니다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콘크리트 조각을 맞는다면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라며 “여러 동에서 콘크리트 일부가 바닥으로 떨어지는 일이 계속되는데, 피해가 더 커지기 전에 아파트 관리 주체들이 서둘러 안전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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