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썰물] 이상하지 않은 우영우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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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자폐를 가진 천재 변호사의 이야기를 그린 케이블 채널 ENA 수목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1회 시청률 0.95%에서 출발한 이 드라마는 최근 7회에서 10%를 훌쩍 넘었고, 넷플릭스에선 비영어 TV시리즈 전 세계 순위 1위를 2주 연속 기록했다.

인기에 힘입어 주인공 우영우가 가진 ‘자폐스펙트럼 장애’ 역시 화제가 되고 있다. 그동안 자폐증은 뚜렷한 치료 약도 없고 사회화가 안 된다는 이유로 오롯이 부모가 그 고통을 감내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드라마에서 주인공은 장애가 있지만 천재성을 발휘하고 있다. 놀라운 능력은 자폐인 가운데 적은 비율로 보인다는 서번트 증후군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서번트 증후군을 가진 이들은 전반적인 지적 능력은 떨어지지만 특정한 영역에서 비범한 능력을 보여 준다. 보통 음악과 미술, 수학(계산 등), 공간 지각력(길 찾기 등) 등의 영역이며 공통점은 경이로운 기억력의 소유자라는 점이다. 1988년 영화 ‘레인맨’의 실제 인물로 알려진 킴 픽은 책 9000권을 통째로 외우며, 한 페이지를 읽는 데 8~10초 정도 걸린다고 한다. 드라마 속 우영우가 다섯 살에 두꺼운 헌법 책을 통째로 외운다는 설정은 실제로 가능하다는 말이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서번트 증후군을 가진 이들은 공통으로 좌뇌에 문제가 있거나 좌뇌와 우뇌가 끊어져 있다고 한다. 좌뇌의 간섭에서 벗어난 우뇌가 능력 발휘를 한다는 것인데 이 이론을 근거로 인간의 숨겨진 천재성을 드러낼 방법을 연구하는 과학자들도 상당수 있다.

드라마 우영우의 인기가 반가운 건 우리가 가진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조금이라도 깰 수 있다는 점이다. 자폐인은 주변 정보와 중심 정보를 구별하지 못하고 보여지는 모든 정보가 한꺼번에 쏟아지기 때문에 눈맞춤이 어렵다거나 소리에 예민해 과민반응이 나올 수 있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보여 준다.

일본의 한 정신분석가는 “모든 사람은 신경증자, 정신병자, 도착자, 자폐증자 중에서 어느 하나로 분류되며, ‘정상적인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

우리는 다수가 속해 있는 영역에 있다는 이유로 다른 영역에 있는 사람을 ‘이상하다’ ‘비정상이다’라고 몰아붙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라는 제목은 반대로 ‘이상하지 않은 변호사 우영우’라는 진짜 뜻을 드러내고 싶었던 것 같다.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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