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읽기] 고양이도 가족 구성원?… ‘갈 길 먼 현실’ 마주하다
꽃비 내리는 날 다시 만나 / 허은주
반려동물 인구 1500만 명. 개와 고양이 등 동물들도 어엿한 가족 구성원으로 인정받는 시대다. 하지만 한쪽에선 이들 동물들에 대해 믿기 어려울 만큼 잔인하고 참혹한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 이 책은 동물병원 안팎에서 수의사인 저자가 마주한 비인간 동물과 ‘인간 동물들’에 대한 냉철한 기록이자 질문이다.
가족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지는 동물들이지만, 다른 쪽에선 상품의 자리에 머물러 있는 동물들이 너무나 많은 게 현실이다. 개와 고양이를 고속버스 택배로 사고팔고, 반품과 교환도 전화 한 통으로 이뤄진다. 비용 절감을 이유로 최대치의 고통을 안고 사육당하는 동물들. 사람들이 선호하는 모양으로 만들기 위해 2개월 된 강아지를 마취도 없이 귀를 잘라 명주실로 꿰맨 농장주, 공포에 질린 눈으로 엄청난 소음에 휩싸여 괴로워하는 싸움소를 육성하고 환호하는 사람들까지…. 인간이라는 이유만으로 다른 생명에게 이토록 잔인하고 무참해질 권리가 있는가.
“누구라도 자신이 입양하고 함께 살 작은 강아지가 개 농장에서 겪어야 했던 일을 알게 된다면 펫숍에서 동물을 구입하지 못할 것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숍에서 예쁜 강아지, 고양이 한 마리를 사는 건 열악한 농장에서 살아가야 할 또 한 마리의 동물을 만들어 내는 일이기 때문이다.”
한편, 함께 살던 가족의 죽음을 강아지는 어떻게 받아들일까. 반려동물을 떠나보낸 보호자들의 슬픔, 괴로움의 무게는 어느 정도일까. 저자는 말한다. “슬픔은 잊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내야 하는 것이다. 슬픔과 함께 산다고 불행한 건 아니다….” 허은주 지음/수오서재/256쪽/1만 4800원.
윤현주 기자 hohoy@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