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기업에 340조 원 투자 촉진… ‘수도권 쏠림’ 우려도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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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초강대국 달성 전략’ 발표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1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동진쎄미켐에서 열린 '반도체 산학협력 4대 인프라 구축 협약식'을 마친 후 반도체 소재 생산시설을 살펴보고 있다. 공동취재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1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동진쎄미켐에서 열린 '반도체 산학협력 4대 인프라 구축 협약식'을 마친 후 반도체 소재 생산시설을 살펴보고 있다. 공동취재

정부가 10년간 반도체 인력을 15만 명 이상 양성하는 내용의 ‘반도체 관련 인재 양성방안’을 지난 19일 발표한데 이어 21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전략’ 을 내놓았다.

‘반도체 강국’으로서 후발주자와의 초격차를 벌이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데 공감하지만, 반도체 기업들이 대부분 수도권에 집중된 상황에서 두 개의 정책 모두 지역균형발전과는 거리가 멀고 오히려 수도권 쏠림 현상을 심화시킬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평택·용인 반도체단지 인프라 국비 지원

반도체 설비·R&D 투자 세제 혜택 확대

전문 인력 양성 ‘반도체 아카데미’ 설립

지역대학들 반발, 지역균형발전 역행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1일 경기도 화성에 있는 반도체 소재 기업 동진쎄미켐의 발안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획재정부·국토교통부 등 관계 부처 합동으로 마련한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전략'을 발표했다.

우선, 정부는 인프라 구축 지원과 세제 혜택 확대를 통해 기업들이 2026년까지 5년간 반도체 분야에 340조 원 이상 투자하도록 촉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우선 대규모 신·증설이 진행 중인 경기도 평택·용인 반도체단지의 전력·용수 등 필수 인프라 구축 비용을 국비로 지원한다. 반도체단지 용적률은 기존 350%에서 490%로 최대 1.4배 상향 조정한다. 또 반도체 산업단지 조성 시 중대한 공익 침해 등의 사유가 없으면 인허가 신속 처리를 의무화하도록 국가첨단전략산업 특별법을 개정할 예정이다.

반도체 설비와 기술개발(R&D) 투자에 대한 세제 혜택도 확대한다. 대기업의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에 대한 설비투자 세액공제율을 중견기업과 동일하게 8~12%로 2%포인트(P) 상향한다.

반도체 기업의 노동·환경 규제도 개선해 현재 일본 수출규제 품목 연구개발(R&D)에 허용되는 특별연장근로(주 52시간→최대 64시간)를 9월부터 전체 반도체 R&D로 확대한다.

정부는 2031년까지 10년간 반도체 전문인력을 15만 명 이상 양성하기로 하고, 내년에 반도체 특성화대학원을 신규 지정해 교수 인건비, 기자재, R&D를 집중 지원한다. 비전공 학생에 대한 반도체 복수전공·부전공 과정(2년)인 '반도체 브레인 트랙'(brain track)도 올해부터 30개교에서 운영한다.

산업계도 인력 양성에 나서 연내 반도체 인력 양성 기관인 '반도체 아카데미'를 설립하기로 했다. 내년부터 이곳에서 대학생·취업 준비생·신입직원·경력직원 등 대상별로 맞춤형 교육을 실시해 5년간 3600명 이상의 현장 인력을 양성할 계획이다.

또 민관 공동으로 내년부터 10년 동안 3500억 원 규모의 R&D 자금을 마련해 반도체 특성화대학원과 연계한 R&D를 지원해 우수 석·박사 인재를 육성한다.

정부는 기업이 해외 반도체 우수인력 유치 시 제공하는 소득세 50% 감면혜택 기간을 현행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시스템반도체의 시장점유율을 현 3% 수준에서 오는 2030년 10%로 높이고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자립화율도 현재 30% 수준에서 50%로 높이는 목표도 제시됐다.

내년 제2판교(약 5000평), 2024년 제3판교 테크노벨리(약 1만 평), 2026년 용인 플랫폼시티(약 3만 평) 등의 반도체 소부장 클러스터 구축도 차질없이 진행한다.

한편, ‘반도체 관련 인재 양성방안’에 대해 지방대학들이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시민단체와 정치권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안은 반도체학과 정원 약 5700명 증원을 담고 있는데, 특히 학부에서 증원이 예상되는 2000명 가운데 상당 부분을 수도권 대학에서 증원할 예정이어서 수도권 쏠림을 심화시키고 수도권 중심의 대학 서열화를 강화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사)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반도체 관련 인재 양성방안’에 관한 논평을 내고 “‘수도권 반도체학과 증원’ 정책은 수도권 독점을 강화하고, 수도권 중심의 대학서열화를 견고히 하는 조치로, 정부의 목표와는 상반된 정책이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반도체학과 및 반도체 특성화 대학(원)을 지방대학 중심으로 편성하고, 정부의 지원으로 경쟁력을 강화해 지역 인재들이 해당 지역에서 교육받고 정주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 것을 주문했다.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국회의원도 성명을 내고 수도권 쏠림을 심화시키는 반도체 인력양성 땜질 처방을 당장 재고할 것을 촉구했다. 조 의원은 “반도체 산업은 지금도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다”며 “반도체 산업이 장기적으로 더욱 성장하기 위해서는 지역 인프라 활용과 지역 인재 양성, 중소기업 육성 등에 대한 고민 역시 동반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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