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돈바스 넘어 추가 진격 가능”… 확전 우려 고조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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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브로프 러 외무장관 인터뷰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에서 한 남성이 주저앉은 채 숨진 아들의 손을 붙잡고 있다. 13세 아들은 이날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다 러시아의 미사일 포격에 참변을 당했다. 로이터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에서 한 남성이 주저앉은 채 숨진 아들의 손을 붙잡고 있다. 13세 아들은 이날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다 러시아의 미사일 포격에 참변을 당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을 넘어 추가 진격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미국과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군사 무기를 적극 지원하는 상황에서 러시아가 더 많은 지역을 침공할 경우 확전 우려가 크다. 전쟁 장기화에 어린아이 등 민간인 피해는 속출하고 있다.

A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0일(현지시간) 리아노보스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전쟁 목표 지역이 달라졌다는 뜻을 전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평화 협상이 실패하면서 러시아의 목표가 남부 지역을 장악하는 것으로 변했다”면서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계속해서 장거리 무기를 지원한다면 러시아가 공략하는 지역은 더 확장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또 “점령 과정은 꾸준하고 집요하게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방 무기 지원 계속 땐 침공 확대”

미, 우크라에 전투기 지원 검토

전쟁 장기화로 민간인 피해 급증


앞서 19일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전략소통조정관은 러시아가 동부뿐 아니라 남부 헤르손주, 자포리자주 등에도 “크림반도 강제병합 때와 유사한 각본을 내놓고 있다”며 우려했다.

러시아의 강경 태세는 최근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적극적인 무기 지원과도 맞물린다. 군사 충돌이 본격화하자 러시아가 이를 빌미로 ‘영토 확장’이라는 야심을 본격적으로 드러냈다는 것이다. 러시아군은 이달 초 루한스크를 장악했지만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12기의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에 막혀 추가 진격에 실패했다. HIMARS는 상대적으로 사거리, 정확성이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더불어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20일 4기의 HIMARS를 추가 지원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은 열세인 공군력을 보강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전투기를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그간 확전 가능성을 우려해 공격형 무기인 전투기 지원에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우크라이나는 전쟁 장기화를 우려한다. CNN에 따르면 러시아는 올 2월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에 미사일 3000발을 쏘며 막대한 민간인 피해를 입혔다. 20일에도 하르키우 한 버스정류장을 폭격해 10대 소년 등 민간인 3명이 숨졌다. WP에 따르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역사·민족 의식 약화, 러시아 언어 사용을 위해 러시아인 교사 수백 명을 점령지 학교에 파견하는 계획도 세웠다.

20일 우크라이나 대통령 부인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는 미국 의회 연설에서 리사라는 4세 여아의 전쟁 전 모습을 보여준 뒤 “리사는 러시아 공격으로 죽었으며 리사 엄마는 심각한 부상을 당했는데 수일간 누구도 그녀에게 딸이 죽었다고 얘기할 수 없었다”면서 “어린이들이 유모차에서 죽지 않도록 방공무기 시스템을 지원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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