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성 논란’ 공무원시험… 면접제도 구조적 보완 필요
지난해 부산시교육청 지방공무원 임용시험에서 면접위원으로 참여한 A 사무관이 최근 검찰에 구속 송치(부산일보 7월 19일 자 2면 보도)되면서, 부정이 개입될 여지가 있는 현행 면접시험 제도를 손봐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시교육청은 면접위원 수 확대 등 개선책을 내놨지만 ‘시험 부정’을 막을 근본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행 지방공무원 임용령에 따르면 6급 이하 임용시험의 경우 2차 면접시험에서 면접위원 과반수가 5개 모든 항목을 ‘상’으로 평가하면, 해당 지원자는 ‘우수’ 등급으로 1차 필기시험 성적과 상관없이 합격한다. 반대로, 면접위원 과반수가 5개 중 2개 항목 이상을 ‘하’로 평가하거나, 면접위원 절반 이상이 동일한 항목을 ‘하’로 매길 경우 ‘미흡’ 등급을 받아 불합격이다.
모든 항목 ‘상’ 과반수인 지원자
필기 상관없이 ‘면접 우수’ 합격
사전 확정된 면접관 유출 우려 등
도입 취지와 달리 ‘불공정 소지’
이처럼 필기시험과 상관없이 면접시험 결과만으로 합격(우수)·불합격(미흡)이 결정되는 방식은, 면접을 강화해 다양한 요소를 평가하겠다는 취지로 2013년 관련 조항이 신설되며 도입됐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실행되자 ‘불공정’ 논란 등 혼란을 야기했다. 필기시험 순위로 합격권이었던 지원자가 ‘면접미흡’으로 탈락하거나, 필기시험상 불합격권이었던 지원자가 ‘면접우수’로 합격하면서 후순위로 밀려난 지원자들이 반발한 것이다.
특히 중앙부처 임용시험을 중심으로 ‘면접미흡’ 탈락자들의 소송 제기가 잇따랐고, 법원은 대부분 지원자의 손을 들어줬다. 부산지역의 한 공무원은 “면접위원 개인의 판단이 크게 작용하는 면접 특성상 객관적인 평가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부처·기관들이 모두 ‘패소’한 걸로 알고 있다”며 “제도가 도입될 당시에도, 고위공무원이면 몰라도 6급 이하 임용시험에서 면접을 강화할 필요가 있느냐는 부정적인 여론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면접위원이 3명일 경우 2명만 담합을 하면 ‘5개 상’으로 특정인을 합격시킬 수 있어, 부정이 개입될 여지가 많은 구조다. 지난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임용시험을 살펴보면, 부산만 유독 면접우수 합격자 3명 중 2명이나 필기시험 순위상으론 불합격권이어서 당시 면접의 공정성에 의구심이 제기돼 왔다. 타 지역의 경우 가장 많은 면접우수가 나온 경기도교육청은 33명 중 7명, 전북은 24명 중 1명, 충남은 13명 중 1명 정도다. 부산과 달리 대부분 필기시험 순위상 합격권 내에서 면접우수자가 나온 것이다.
이에 더해 면접위원 선정 절차를 시험일 1~2주 전에 진행하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시교육청은 면접시험 당일까지 실무적인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이유로 들지만, 기간이 긴 만큼 면접위원 정보가 지원자들에게 새어나갈 가능성이 크다. 지난 19일 검찰에 구속 송치된 A 사무관은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와 함께 시험 전에 자신이 면접위원이라는 사실을 알려 공무상 비밀누설을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부산시교육청은 현행 면접제도를 일부 개선해 올해 임용시험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개선안에 따르면 면접시간을 지원자당 10분→15분으로 늘리고, 기능직 등 소수직렬 면접조의 면접위원을 3명→5명으로 확대하면서 전원 외부위원에 맡기기로 했다. 또 ‘상’이나 ‘하’로 평가할 경우 그 이유를 상세하게 기재하도록 하는 등 면접위원의 책임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타 지역 공공기관은 ‘면접우수’ 합격자, ‘면접미흡’ 불합격자가 나올 경우 다른 면접위원이 추가 면접을 해 교차검증을 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개선안에도 불구하고 면접위원의 주관이 개입될 수밖에 없는 면접시험의 특성상 근본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공시생은 “길게는 몇 년 동안 준비를 해 필기시험에 합격했는데, 단 10분의 면접으로 당락이 뒤바뀐다는 건 불합리하다”며 “필기시험 성적이 중심이 되도록 면접제도 규정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시교육청 관계자는 “해외의 경우 사회심리학자 등 전문가가 면접위원으로 참여하거나, 면접 과정을 조율하는 별도 위원이 면접장에 함께 들어가기도 한다”면서도 “평가에 필요한 면접위원이 수십 명에 달하는 상황에서, 면접전문가를 중심으로 면접위원을 꾸리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