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울경이 현 정권의 '요지'에서 '험지'로 변했다?
사진은 지난 3월 8일 당시 국민의힘 대선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이 부산 연제구 온천천 앞 유세 현장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 모습. 부산일보DB
“부울경은 더 이상 현 정권의 텃밭이 아니다.”
요즘 서울 여의도 정가에서 심심찮게 흘러나오는 얘기다. 심지어 일부 인사들은 “PK가 국민의힘의 ‘요지’에서 ‘험지’로 바뀌었다”고 공공연히 주장하기도 한다. 그 정도로 부산·울산·경남(PK)의 민심과 정치지형이 최근들어 급변했다는 의미다.
지난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 때까지만 해도 부울경은 현 정권의 확실한 지지기반이었다. 윤석열(58%) 대통령은 부산에서 민주당 이재명(38%) 후보보다 20%포인트(P) 높은 득표를 했고, 국민의힘은 8회 지선 때 부산시장과 기초단체장(16명),부산시의원(42명) 선거에서 모두 이겼다.
현 정부에 대한 우호적인 분위기는 6월 말까지 지속됐다. 하지만 7월들어 전국적인 민심이반 현상과 함께 부울경 정서도 완전히 바뀌었다.
리얼미터와 미디어트리뷴이 지난 4~8일 실시한 여론조사(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서 윤 대통령의 PK 국정지지도는 40.9%로 추락했고 부정평가는 52.6%로 크게 늘었다. 이 조사기관의 18~22일 조사에선 윤 대통령의 PK 긍정평가가 36.4%로 급락했고, 부정평가는 60.0%로 급증했다. 이 조사에서 윤 대통령이 국정수행을 “매우 잘한다”는 PK 답변은 17.3%에 불과했고, “매우 잘못한다”는 응답은 51.8%였다.
유력 정당에 대한 부울경 민심도 달라졌다. 국민의힘 PK 지지도가 추락하고 있고, 민주당이 앞서는 조사 결과도 적지 않다. 지난주 실시된 4건의 여론조사 중 한국갤럽 조사(19~21일)에선 국민의힘(48%)이 민주당(25%)보다 부울경에서 크게 앞서고 있지만, TBS·KSOI(22~23일), 뉴스토마토·미디어토마토(19~20일) 조사에선 민주당이 국민의힘보다 PK 지지도가 더 높았다.
전반적인 정치 여건도 현 정권에 우호적이지 않다. 민주당의 차기 주자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8·15 특사로 풀려날 경우 ‘낙동강벨트’를 중심으로 친문(친문재인) 친노(친노무현) 세력이 급속히 재결집될 가능성이 높다. 이와 달리 국민의힘 PK 정치권에는 차기 유력주자가 전무한 상황이다.
국민의힘 부울경 내부에선 벌써부터 “대선·지선에서 겨우 되찾은 ‘보수 텃밭’이 또다시 진보세력에게 넘어갈 것 같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전국 경찰서장회의와 팀장급 회의 등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을 앞장서 반대하는 세력중에도 부울경 출신들이 많다.
최근들어 부울경 민심과 정치지형이 동시에 급변한 상황에서 총선 대책도 전무한 실정이다. 이 때문에 부울경 정가에선 “20대 총선 당시 새누리당(국민의힘)이 당했던 참패가 재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많다. 그 당시 새누리당은 부울경(전체 40석)에서 13석을 빼았겼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