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부산과 한국 살릴 엑스포 유치 ‘무조건 된다’ 생각으로 간다”

김영한 기자 kim0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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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울경 광역단체장에게 듣는다] ① 박형준 부산시장

박형준 부산시장은 최근 <부산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BTS가 2030부산월드엑스포 유치 활동에 직접 나서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찬 기자 chan@ 박형준 부산시장은 최근 <부산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BTS가 2030부산월드엑스포 유치 활동에 직접 나서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찬 기자 chan@

앞으로 4년간 부산·울산·경남을 이끌 민선 8기 광역단체장 3인은 동남권 부활을 이끌어야 하는 중차대한 시점에 단체장을 맡았다. 부울경지역 주요 현안을 꼽아보면 세 광역단체장의 소통과 협력이 너무도 절실하다. 취임 한 달을 즈음해 부울경 광역단체장 3인에게서 지역 부활을 어떻게 이끌지 들어본다.

재선 임기를 시작한 이후 지난 한 달간 박형준 부산시장의 스케줄은 언제나 ‘엑스포 일정’이 최우선이었다. 지난 5일 한~중남미 수교 60주년 미래협력포럼에서 중남미 8개국 인사 전부를 1 대 1로 만났고, 지난 8일에는 서울로 올라가 정부 엑스포 유치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했다. 여기에 콜럼비아 부통령 화상통화, 주한도미니카공화국 대사 접견 등 틈날 때마다 외교 사절이나 각국 대표급 인사들과 소통을 이어갔다.


사우디 우세 평가 있었지만

대통령 의지 외교공관 분주

대기업도 나서며 부산 앞서

BTS 유치 활동 동참 검토도

      …

가덕신공항 시 주도 조기개항

메가시티 구축 어떻게든 추진

민생 현장 소통 더 자주 할 것


실제 박 시장은 최근 가진 1시간가량의 〈부산일보〉와의 단독 인터뷰 절반을 엑스포 얘기로 채웠다. 박 시장은 “나라나 도시가 도약하려면 결절점이 필요하다”며 “엑스포는 대한민국이 세계 7대 강국으로 올라서는 계기가 될 것이고, 부산을 지정학적 위치에 걸맞은 글로벌 도시, 물류 도시, 개방적 국제도시로 키워 대한민국이 수도권과 남부권의 양 날개로 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런 계기나 결절점이 없으면 과거부터 해 온 그대로 계속될 뿐”이라고 덧붙였다.

“유치전 초반 사우디가 우세하다는 평가가 있다”는 질문에 박 시장은 단호하게 “그렇지 않다”고 했다. 그는 “대통령께서 ‘나의 프로젝트’라고 치고 나간 후에는 정부 외교공관들이 움직이기 시작하고 국내 대기업들도 나서면서 우리가 빠르게 전진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박 시장은 한국의 강점을 국제박람회기구 회원국 각각과 장기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한국의 산업·경제 기반, 방탄소년단(BTS) 같은 문화 저력을 꼽았다. 박 시장은 “유치전에는 위로부터의 교섭 활동도 있지만 세계인이 부산을 엑스포 개최국으로 인식하게 할 아래로부터의 교섭 활동도 있는데 K콘텐츠가 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이 준비 중인 유치 전략도 일부 공개했다. 박 시장은 “BTS가 굉장히 적극적으로 국가가 원하는 역할을 하겠다는 입장이어서 그들이 유치 활동에 직접 나서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BTS 멤버들이 각국을 직접 돌며 유치에 나선다면 그 효과는 상상을 넘을 것이라는 게 박 시장 예상이다. 여기에 메타버스상에 2030엑스포 전시장을 사전에 짓는 방안도 소개했다. 박 시장은 “네이버와 메타버스 공간에 2030엑스포를 미리 보여 주는 방안을 논의 중인데 K팝 스타들과 콘텐츠들을 결집시키는 일은 사우디는 따라하지 못할 우리만의 무기”라고 말했다.

"유치에 실패하면 어떻게 대응할 생각이냐"는 질문도 던졌다. 박 시장은 “(실패하지 않는다는)확신이 있다”고 했다.

“이런 일을 할 때는 실패를 생각하는 법이 아닙니다. (엑스포 유치가)될 수 있을 것 같고, 된다는 생각 외에는 다른 생각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가 사우디와 견줘 질 이유가 없습니다. 사우디가 오일 머니가 있다지만 우리는 기술, 문화, 보편적 문명이 지향하는 가치, 엑스포 운영 능력, 날씨 모든 면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습니다.”

박 시장은 향후 부산시가 집중할 또 다른 현안으로 가덕신공항 조기개항을 꼽았다. 그는 “가덕신공항은 부산 물류 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한 역할을 해야 하는데 공항 건설이 빨라질수록 국익에 도움이 되고, 미룰수록 손해”라며 “앞으로 1년간 가덕신공항 기본계획이 세워지는데 사업 방식, 공사기한, 공법이 제대로 들어가야 추후 사업자 공모 등에서도 조기개항을 조건으로 내걸 수 있다”고 말했다. 조기개항 해법으로 박 시장이 제시한 PMC(프로젝트 관리 컨설팅) 방식에 대해서도 “국내 첫 해상공항을 짓는 일이니 관련 인허가 문제가 굉장히 복잡한데 국내에서 해상 매립, 환경영향평가 등에서 가장 많은 노하우를 가진 기관이 바로 부산시”라며 부산시의 사업 주도권 확보가 관건이 될 수 있다고 제시했다.

부울경특별연합(메가시티) 구축도 박 시장이 주도권을 쥘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박완수 경남도지사나 김두겸 울산시장은 상대적으로 이 문제에서 한발 물러선 상황이다. 박 시장은 “특별연합 사무는 부울경이 오랜 기간 논의해 서로 도움이 될 사업들만 골라 70개를 정한 것이고 36개 정부기관들이 참여해 협약을 한 만큼 믿고 추진해도 되지 않겠느냐”면서 “수도권에 대응할 수 있는 지역으로 거듭날 기회인데 우리가 굳이 안 하겠다고 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이어 “울산과 경남이 우선시하는 일부터 시작해도 좋다”며 “조급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고 제가 어떻게든 추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장담했다.

굵직한 현안들이 많다 보니 재선 임기 시작 이후 박 시장의 소통 행보가 다소 약해진 것도 사실이다. 박 시장은 “민생 현장에서 지혜를 구하고 소통하는 모습이 더 필요하며 시민사회를 비롯한 누구와도 만나 소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시정이 아니라 시장을 향한 정치적 공격 수단으로 시정을 문제 삼는 일은 용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가덕신공항과 2030월드엑스포 성적표를 받아드는 것을 비롯해 롯데타워 완공(2025년), 북항 랜드마크부지 사업 구체화, 에코델타시티 일부 가동 등을 자신의 재선 임기 내 부산이 맞을 변화로 꼽았다.


김영한 기자 kim0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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