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오페라하우스, 시 사업소 직영 추진?… 예술계 ‘반발’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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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사업소가 운영할 방침”
문화예술계 “전문성·독립성 필요”
시, 내달 말 운영 연구 결과 발표
2024년 3월 준공·10월 개관 목표

부산오페라하우스의 향후 운영 주체에 대한 관심이 높다. 부산항 북항에 건설 중인 오페라하우스 공사 현장(위쪽)과 완성 후의 모습을 보여 주는 조감도. 부산일보DB 부산오페라하우스의 향후 운영 주체에 대한 관심이 높다. 부산항 북항에 건설 중인 오페라하우스 공사 현장(위쪽)과 완성 후의 모습을 보여 주는 조감도. 부산일보DB

부산의 문화지형을 바꿔 놓을 것으로 기대되는 부산오페라하우스를 부산시가 사업소 형태로 직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문화예술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오페라하우스의 성공적인 개관과 운영을 위해서는 전문성과 독립성이 필요한데, 공무원 조직이 이를 맡는 것은 최근 예술경영 흐름에도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부산시에 따르면 시는 부산오페라하우스와 부산국제아트센터의 개관 준비를 위해 다음 달 초 조직 개편 때 문화체육국 내에 ‘문화시설개관준비과’(3개팀 13명)를 신설한다. 전담 조직 확대를 통해 문화시설 운영을 미리 준비하고, 다양한 콘텐츠 개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향후 두 시설을 운영할 주체에 대한 관심이 높은 가운데, 최근 시가 사업소 형태로의 운영 방침을 밝히면서 파장이 예상된다.


시 관계자는 “오페라하우스와 아트센터의 경우 전문적인 운영이 필요해 별도 재단법인 설립을 검토했지만, 행정안전부에 질의한 결과 법인 신설은 힘들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아직 부산연구원의 현안 연구 결과가 나오지 않아 운영 주체를 확정한 단계는 아니지만, 개관 후 얼마 동안은 시 사업소가 운영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문화예술계에서는 “시 사업소 형태의 문화예술기관 운영은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다. 기초지자체 산하 소규모 문예회관이 아니고서는 요즘 시 사업소가 운영하는 곳은 거의 없다”며 반대 목소리가 나온다.

탁계석 예술비평가협회 회장은 “세계적인 오페라극장을 건립, 운영해 본 경험이 있는 외국 전문가나 예술감독을 하루빨리 초빙해 와도 모자랄 판에 오페라 극장 운영 경험이 없는 공무원들이 어떻게 운영을 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부산시가 예산이나 인력 확보도 제대로 하지 않은 상황에서 그때그때 임시 처방식으로 오페라하우스 개관 준비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장수동 서울오페라앙상블 대표는 “그동안 시 사업소 소속으로 운영된 문화예술기관의 폐단이 많았고, 부울경의 랜드마크가 될 오페라하우스의 콘텐츠를 관 주도로 채워 나가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각 분야별 예술감독을 서둘러 위촉해 사용자 중심, 관객 중심의 극장을 미리 준비하면서 건물을 지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자·출연기관 신설이 어려운 상황에서 무리하게 기존 문화기관과의 통합을 추진하기보다는 과도기적 운영 방식으로 시 직영 사업소를 대안으로 삼을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중앙의 한 문화기관 대표는 “부산시 입장에서는 일단 시가 운영하다가 장기적으로 부산문화회관이나 시민회관과의 통합을 추진하는 방식을 고민할 수도 있지 않겠냐”며 “일시적인 운영 방식이라면 이해가 되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다음 달 5일 지역 언론사 기자들과의 간담회를 열고 부산오페라하우스 운영 주체에 대한 시의 입장을 밝힌다는 계획이다. 이어 다음 달 말께 나오는 부산연구원의 ‘공연장별 특성화 운영 방안 연구’ 결과를 보고, 운영 주체를 최종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부산오페라하우스의 공정은 36.6%로, 오는 2024년 3월 준공 예정이다. 시는 시범 운영을 거쳐 2024년 10월께 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어 2025년에 부산국제아트센터를 개관한다는 계획이다.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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