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눈] 가로수 심을 때 관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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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이맘때 구청에서 필자의 집 앞 도로변에 가로수를 서너 그루 심었다. 나중에 이 나무가 자라면 시원한 그늘도 생기고 동네도 깨끗하고 보기 좋겠다고 생각하니 고마운 마음이 들고 기분도 좋았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1년이 지났는데도 가로수가 푸른 잎을 피우지 못한 채 잎이 누렇게 변하면서 말라 죽어가고 있었다. 한창 신록의 계절에 싱싱하게 자라야 할 나무가 왜 저럴까 볼 때마다 궁금했다. 저러다 정말로 죽어버리면 어쩌나 은근히 걱정도 되었다. 그러나 얼마 전 비가 많이 와서 가로수 뿌리 일부가 노출되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마대와 비닐 끈이 보였다. 가로수를 처음 옮겨심을 때 뿌리 부분을 흙과 함께 마대로 감싼 후 비닐 끈으로 꽁꽁 묶은 그대로 심어놓았다는 점을 추정할 수 있었다.

이렇게 하면 가로수를 옮겨심는 것은 쉽겠지만, 뿌리가 제대로 자랄 수 없어 결국 고사하고 만다. 처음 심을 때 뿌리가 자랄 수 있게 비닐 끈을 풀어냈다면 저렇게 죽지는 않았을까 생각하니 안타까운 마음이 들고 화까지 났다.

그래서 관할 구청에 상황을 이야기했다. 구청에서는 ‘지금은 다른 나무로 이식할 시기가 아니므로 가을에야 된다’고 했다. 가을이 올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바라건대 교체할 때 주민들이 원하는 가로수 품종으로 심었으면 한다. 그러면 거리는 더욱 아름다워질 것이다. 앞으로 가로수를 심을 때 반드시 비닐 끈 등을 제거해야 하며, 전문가의 조언을 바탕으로 기후와 토양에 알맞은 품종을 선택했으면 한다. 앞으로 가로수가 고사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조춘자·부산 동구 초량1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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