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읽기] 갈등·다툼·전쟁… “너희가 정치를 알아!”

이준영 선임기자 gap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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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사람들이 잘 모르는 정치 / 강원택

우리 주변에서 ‘정치’만큼 방향성을 달리하는 개념이 과연 있을까. 사람과 상황, 주제에 따라 수시로 변하기 일쑤이니. 어쩌면 말하는 자신도 제대로 구사나 하고 있는지 모를 수도 있다. 같은 내용을 가지고 “네가 옳다, 내가 옳다”라며 드잡이 직전까지 말다툼을 벌이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생기는 까닭이다. 이것이 정치가 혐오와 불신의 대상으로 전락하는 이유 중 하나로 짐작된다.

〈의외로 사람들이 잘 모르는 정치〉는 그러한 정치의 탄생부터 정착까지 다룬 대중 교양서이다. 세상의 갈등과 다툼은 물론 심지어 전쟁까지도 ‘정치’ 영역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정치는 인류가 각고의 노력 끝에 가장 교양 있는 싸움의 방식으로 고안한 시스템이므로. 그리하지 않으면 인간 사회는 야만의 시대로 되돌아갈 수밖에 없다.

시민들은 이 시스템을 과연 얼마나 알고 있을까. 아쉽게도 대답이 시원치 않다. 최근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된 정치 갈등은, 관심은 많지만, 본질을 잘 모르기에 생겨난 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자는 정치의 기초부터 차근차근 접근한다. 정치적으로 오염된 정치 용어들에 관한 기본 개념부터 다시 살펴본다. 국민이 권력을 행사하는 선거라는 제도가 정착되기까지 어떤 피나는 노력이 있었는지도 설명한다. 이 과정을 되짚으면서 우리 삶 속에서 구체적으로 살아 숨 쉬는 정치의 숨결을 독자들에게 전한다.

저자는 이어 한국 시민의 역할을 주문한다. 선출된 정치인들이 다양한 생각들과 갈등 상황을 잘 조율해 내는지 늘 감시해야 한다는 것. 그러한 구실을 진영 논리로 어찌해낼 수 있으리. 강원택 지음/북멘토/224쪽/1만 5800원.


이준영 선임기자 gap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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