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속 그물’ 구멍에 야간 수산물 불법 포획 성행, 해경·어업인 골머리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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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6일 부산 영도구 인근 바다에서 잠수 장비를 착용한 채 불법으로 뿔소라 100여 마리, 문어 8마리 등을 포획한 50대 2명이 해경에 적발됐다. 부산해양경찰서 제공 지난달 16일 부산 영도구 인근 바다에서 잠수 장비를 착용한 채 불법으로 뿔소라 100여 마리, 문어 8마리 등을 포획한 50대 2명이 해경에 적발됐다. 부산해양경찰서 제공

비어업인이 야간에 불법으로 수산물을 포획하는 행위가 갈수록 전문화되고 수법도 교묘해지면서 부산지역 어업인들이 골머리를 앓는다. 한밤중에 이뤄져 단속이 쉽지 않은 데다가 법의 허점을 파고들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부산해양경찰서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 7월까지 불법 야간 수산물 포획 혐의(수산자원관리법 위반)로 적발된 사례는 모두 45건이다. 적발이 되지 않은 실제 불법 행위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달 16일에도 영도구 감지해변 등에서 잠수 장비를 착용한 채 문어와 뿔소라 등 수산물을 포획하던 50대 남성 2명이 적발됐다. 해경은 범행 첩보를 미리 확보한 뒤 현장에서 잠복해 이들을 검거했다. 해경은 “불법 포획이 한밤중에 인적이 드문 장소에서 은밀하게 이뤄지다 보니 현장을 적발하는 일이 쉽지 않다”며 “안전사고 위험도 높아 여름 성수기 집중 단속을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부산지역 어업인들은 비어업인들의 수산물 포획 행위가 갈수록 대범해지고 규모도 커지는 탓에 어족 자원이 황폐해지고 어업권도 심각하게 침해받는다고 호소한다. 영도구 동삼어촌계 강양석 어촌계장은 “최근에는 트럭에 수족관을 싣고 다니며 밤새도록 낙지와 해삼 등을 닥치는 대로 쓸어가는 이들도 있다”며 “어업인들에겐 생계가 달린 일을 누군가 ‘레저’라는 이름으로 침해하고 있으니 기가 찰 노릇”이라고 말했다. 사하구 다대어촌계 옥성석 어촌계장은 “수심이 얕고 파도가 잔잔한 지점을 물색한 뒤 물때에 맞춰 방문하는 걸 보면 계획적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며 “지난해 낙지를 잡고 승합차에 싣던 ‘꾼’을 붙잡아 물어보니 일부는 판매한다고 실토했다”고 전했다.

어업인들은 현행 법과 제도가 이 같은 불법 행위를 제대로 막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수산자원관리법은 비어업인이 수산물 포획에 활용할 수 있는 어구와 방법을 제한한다. 하지만 ‘해루질’(얕은 바다에서 간단한 도구 등을 활용해 어패류를 잡는 일)이 대중화되면서 일부 비어업인들은 규정을 어기지 않는 선에서 장비를 개발해 포획에 나서고 있다.

게다가 마을어장 내에서도 산소통 없이 수경이나 숨대롱 등만 착용한 채 일정 시간 숨을 참고 잠수해 수산물을 포획하는 경우 명확한 단속 규정이 없다. 강양석 어촌계장은 “최근에는 법의 허점을 아는지 5분 이상 프리다이빙해 수산물을 채취하는 이들이 늘었다”며 “책임을 물으면 불법도 아닌데 왜 방해하냐고 오히려 큰소리를 친다”고 말했다.

이러한 이유로 더불어민주당 최인호(부산 사하갑) 의원은 올해 4월 비어업인의 수산자원 포획과 채취에 대한 기준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지역별 실정에 따른 기준을 조례로 정하도록 하는 내용의 수산자원관리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이정삼 연구위원은 “아무리 규제를 촘촘하게 설계하더라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지속적인 교육과 홍보가 뒤따라야 한다”며 “명확한 규정에 따라 철저히 단속하되 활용도가 떨어지는 마을어장은 비어업인에게 개방하는 방안 등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6월 28일 서울 국회의원회괸에서 최인호(부산 사하갑) 의원과 이양수 의원(강원 속초시인제군고성군양양군 )이 '심화되는 해루질 갈등 어업인-레저객 상생방안은?'이라는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주최했다. 최인호 의원실 제공 6월 28일 서울 국회의원회괸에서 최인호(부산 사하갑) 의원과 이양수 의원(강원 속초시인제군고성군양양군 )이 '심화되는 해루질 갈등 어업인-레저객 상생방안은?'이라는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주최했다. 최인호 의원실 제공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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