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삼호가든, 최고 높이·용적률 높여 재건축한다

송지연 기자 sj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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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높이 102m·용적률 260%
변경안, 지난달 부산시 심의 통과
시 ‘높이 관리 기준’ 수정 첫 사례
다른 사업장도 정비계획 변경 예상

2019년 만들어진 부산시의 ‘120m 높이 제한’ 방침이 사실상 폐기되면서 해운대구 우동1(삼호가든)재건축 단지의 최고 높이가 87m에서 102m로 상향 조정됐다. 삼호가든 아파트 전경. 부산일보DB 2019년 만들어진 부산시의 ‘120m 높이 제한’ 방침이 사실상 폐기되면서 해운대구 우동1(삼호가든)재건축 단지의 최고 높이가 87m에서 102m로 상향 조정됐다. 삼호가든 아파트 전경. 부산일보DB

부산 해운대구의 노른자 정비사업장인 삼호가든(우동1) 재건축 단지의 최고 높이와 용적률이 상향 조정됐다. 2019년 오거돈 전 부산시장 시절 도입된 건축물 높이 120m 제한 방침에 따라 정비계획을 세웠다가, 지난해부터 사실상 해당 규정이 유야무야 되자 다시 심의를 거친 것이다. 2019년 높이 제한을 받았다가 변경한 첫 사례로, 당시 부산시 심의를 받은 다른 사업장에도 파장이 예상된다.


4일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달 열린 제5회 부산시 도시경관공동위원회 심의에서 우동1재건축사업의 정비계획 변경안이 통과됐다. 변경안의 핵심 내용은 단지 최고 높이를 102m, 용적률은 260%로 변경한 것이다. 2019년 도시계획위원회에서 결정된 최고 높이 87m, 용적률 251%가 각각 상향 조정됐다. 이에 따라 우동1 재건축 단지는 최고 지상 34층 11개동 1283세대 규모로 지어진다.

우동1재건축조합이 정비계획을 변경한 것은 2019년 도입된 ‘부산시 높이관리 기준’이 지난해부터 수정됐기 때문이다. 부산시는 2019년 고층 건물의 난립을 막기 위해 주거지역의 땅 높이와 건물 높이를 합쳐 해발고도 120m를 넘지 못하도록 방침을 정했다. 40층이 넘는 고층 건물이 주거지에 들어서서 해안과 도심의 스카이라인이 훼손되는 것을 막자는 취지였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업장이 최고 높이 120m에 맞춰 사업계획을 세우면서 일률적인 스카이라인에 대한 비판이 높았다. 또 고지대는 상대적으로 높은 건물을 세울 수 없어 정비사업에서 소외되는 부작용도 발생했다.

결국 해당 규정은 이듬해 용역을 통해 수정됐고, 지난해부터 각 사업장의 특성을 반영해 유연한 기준을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산과 바다 등 주변 경관의 스카이라인을 고려해야 한다는 원칙은 유지했지만, 사실상 건축물 120m 높이 제한 방침은 폐기된 셈이다.

우동1 재건축 사업장은 장산 자락 아래 위치한 센텀권역의 재건축 단지여서 업계의 관심이 높았다. 2019년 도시계획위원회는 심의에서 장산 경관을 헤치지 않아야 한다며 높이 제한 120m 규정을 적용했다. 조합 측은 네 차례나 최고 높이와 용적률을 변경한 끝에 최고 높이 87m를 적용한 정비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관련 규정이 변경되자 사업성을 위해 정비계획을 다시 세운 것이다.

조합 측은 최고 높이와 용적률이 상향되어도 장산 스카이라인을 훼손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당초 계획안에는 13동 규모였으나 11동으로 줄이면서 동 간 거리가 멀어져 개방감이 커졌다는 것이다. 또 단지 꼭대기층의 커뮤니티 시설을 연결하는 스카이브리지를 없애 기존 정비계획보다 장산의 경관을 더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김영찬 우동1재건축 조합장은 “최고 높이와 용적률이 상향 조정되면서 사업성이 높아지면서도, 주변 경관과 잘 어우러지도록 정비계획을 변경했다”며 “자연과 조화를 이룬 최고급 시설로, 지역 랜드마크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동1재건축 사업장의 정비계획 변경은 120m 높이 제한 방침을 적용받은 다른 사업장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방침이 적용된 2019년에 정비계획을 수립한 사업장은 명륜2재건축, 수안1재건축 등 10개에 달한다. 부산시 한 관계자는 “최고 높이와 용적률은 정비사업의 수익성과 직결된다”며 “아직 변경 신청이 들어온 구역은 없지만, 우동1구역의 변경안 통과로 다른 사업장에도 정비계획 변경 움직임이 일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1985년 준공된 삼호가든은 7만 9508㎡ 부지에 11동 1076세대 규모이다. 지난해 대형건설사의 치열한 수주전을 통해 DL이앤씨(옛 대림건설)가 시공사로 선정되면서, 서울 한강변 아파트에만 적용된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가 지방에서는 처음으로 적용되어 화제를 모았다.


송지연 기자 sj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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